지극히 개인적인 93

꿈은 스트레스를 낮춰주는 기능이 있대

어떤 꿈은, 그 꿈을 꾸는 동안에도 깨고 나서도 찝찝하고 복잡한 감정이 생생하다. 며칠 전에 꾸었던 꿈의 내용은 대충 이런 식이다. 꿈이니까, 뭐 당연히 현실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이다. 결혼 몇 주년을 맞이 해서, 파티를 연다. 여러 지인들을 초대해서 아는 사람들이 왁자하게 모여 저녁을 같이 먹는다. 부부의 결혼 몇 주년 기념 파티니까 부부가 주인공인데 남편이 없다. 야근이다. 남편의 친구들도 초대한 거 같은데, 온다고 하고는 아무도 오지 않는다. 아내쪽의 친구와 친지만 머쓱하게 끼리끼리 차려진 음식을 먹는다. 아내는 너무 민망하고 미안하고 창피하고 화가 난 상태다. 자기와 비슷하게 아이를 키우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 한 명과, 술잔을 기울이면서 영양가 없는 하소연을 각자 하면서 ..

여러분~ 제가 유투브에 나와요~ 이히히

텔레비젼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 라고 어릴 때 노래를 했는데. 후훗. 꿈을 이뤘다고 해야 하나? 올해 5월에 녹화를 했고, 8월 말이나 9월쯤 방송이 나올 거라고 했었다. 막상 보니까 엄청... 신기하네. 이 나이에도. 남이 찍어주는 촬영분에, 편집도 깔끔하게 해주시니 신기하다. 재밌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뭔가 좀 창피한 기분도 들고 우쭐하게 되기도 하고 그렇다. 진행을 해주신 두 분이 워낙 베터랑이고 진행을 잘 해주셔서, 편하게 말하고 왔다. 편집을 정말 잘 해주셨다. 그래서 내용이 더 정리가 잘됐고, 짧지만 정보가 알차다. https://youtu.be/E9MySFqXSL4?si=1TGUxB6AK2Nxf6Qe https://youtu.be/ZlohPame2Vk?si=k0q..

나는 인간관계가 아직도 서툴다

때때로, 다른 사람이 나를 왜 좋아하는 건지 궁금해질… 이라기보다는 의아할 때가 있다. '나는 그렇게까지 가치 있거나 좋은 사람이 아니에요.' 라고 전달하고 싶은. 어쩔 땐, 우리집 어린이들에게도 진심으로 물어본다. "내가 왜 좋아?" 우리 애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엄마 니까 좋아한다고 하고, 그 뒤로 여러 이유를 말해주는데, 그 다음은 달라지기도 한다. 당연한 대답이고, 질문 하자마자 괜히 물었지 싶은데, 그러고 나면, 애들한테 '나는 이래서 우리 애기 좋지' 말해준다.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하고 하면, 교육분석을 들어야 한다 어쩐다 소릴 들을 거 같기도 하다. 아무래도 내가 좀 베베 꼬여서 그런 것 같다. 교육분석 뭐 이런 쪽으로다. 나에 대해 완전히 만족할 수 없는데, 모든 종류의 대인관계에 늘 프로..

다 해볼 수 없어. 다 볼 수 없어. 다 맛 볼 수 없어.

얼마 전에 “위장의 공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라는 표현을 봤는데, 왠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 음악, 영화, 드라마, ott, chatgpt 책, 유투브, 게임. 컨텐츠든 플랫폼이든 전부 사람들의 시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다. 나의 시간이, 나도 모르게 전쟁터가 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렇게 나도 모르게 나의 시간이 전쟁터가 되지 않으려면, 내가 시간을 잘 분배해야 한다. 여기 까지는 대충 알고 있었는데, 내 위장도 이미 누군가에겐 한정된 공간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터였구나! 아, 먹는 것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먹어야겠구나! 생각해보면, 진짜, 다른 사람의 위장과 시간을 차지하는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격적으로 나의 위장과 시간을 침투하는 세상에서 살고있던 것..

나는 인류의 한 조각이다

인류가 문명에서 산 시간 보다(1만년 미만) 수렵과 채집을 해온 기간이 길었고(20만년 이상) 그 흔적이 DNA와 뇌에 있다는 게 참 재밌고, 인간인 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그리고 인간의 뇌는 복잡한 기관이라 고성능이지만 고장이 잘 난다고 생각하면, 뭔가 불완전한 마음과 불안정한 생각이 그럴 수도 있겠네 뭐 싶어진다. 내가 겪는 우울이나 불안 등 심리적인 어려움이나 스트레스 관리의 문제를 나 개인의 경험에만 국한시켜 이해하는 것 보다, 내가 이런 인류의 조각이라서 겪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왠지 좀 사사로워 지는 것 같다.

내 안의 세계와 현실(바깥, 겉)은 엄연히 아주 다르다

내 안에서만 머물러 있는 것과 밖(현실)로 표현되는 걸 구분해야 한다 감정, 생각, 가치관, 성격은 내 안에만 있는 거고 표정, 행동, 말, 태도는 겉(현실)로 드러난다. 속으로 느낀 감정과 밖으로 표현된 말, 표정은 같지 않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생각(의도)을 해도 행동으로 표현되지 않으면, 내가 좋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아무도 모른다.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행동이 틀렸으면, 틀린 거다.

소비를 주저해야겠다.

요즘은 편하게 쓰는 것들에 대해, 내가 누리는 이 편리함이 당연한 걸까, 이렇게 막 써도 되는 걸까 생각할 때가 더러 있다. 지금 내가 이렇게 편리함을 누리면, 이 편리함의 댓가를 내가 치러야 하는데, 지금이 아니면 언젠가 또는 미래의 누군가가 또는 이 지구상의 어떤 다른 누군가가 대신 치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맞겠지. 죄책감... 까지는 아니지만 (원래도 막 펑펑 써대는 사람은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덜 쓰도록, 소비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빚으로 굴러간다고 했던가?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내는 구조라고 들은 것 같다. 그렇게 ✌🏻빌린✌🏻 돈으로 생산을 하고, 빚을 갚고 또 빚을 내고 생산을 한다고 하더라. 이렇게 미래 가..

세월은 속절없이 흐르니까 오늘 하루도 서로를 아껴줘야지.

나는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완전 깡촌에서 살았었다. 과자라도 하나 사먹으려고 조그만 구멍가게까지 가려면, 마냥 걸어서 20분을 가야할 정도로 시골동네. 더 큰 문제는 과자라는 걸 사 먹을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외진 시골이었다는 거. 그 시골에서도, 내가 어릴 때 살던 그 집은 그 동네에서는 나름 괜찮은 집이었다. 방이 세 개 였고 집 안에 큰 마당이 있었고 마당 앞엔 밭과 우물, 그 동네를 대표하는 감나무가 있는 그럭저럭 큰 집 이었다. 나는 우리(할머니) 집이 그 동네 제일 가는 부잣집일 줄 알았다. 사실, 어렴풋하게나마 알고는 있었다. 그 동네 제일 가는 부잣집은, 동네 어귀에 소를 많이 키우던 홍씨 아저씨네라는 걸. 하지만, 마당 바로 앞에 커다란 산이 바로 보이는, 산이 더 가까운 우..

시간이야말로 내게 주어진 자원이자 제한이다

읽어야 할 책, 읽고 싶은 책 보고 싶은 드라마 못 보고 지나간 게 아쉬운 영화 매일 쏟아지는 기사도 놓칠 수 없고 운동은 매일 두 시간 안 되면, 일주일에 두 번이라도 가족과도 함께 어울려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친구나 친지와도 교류를 유지해야 하고 시간이 문제일까? 아니야, 시간이 문제가 아니야. 선택과 집중이 문제야. 나는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거 그 어떤 것도 하루 24시간, 일주일 동안 다 할 수가 없어. 뭘 하느냐, 어디에 내 시간을 쓰느냐가 중요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게 무엇에는 내 시간을 쓰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해. 나는 충분히 쉬기 위해 이미, 게임을 안 하고 있고. 만족해. 그래... 시간을 잘 조율해야겠다.

그 때도 어려웠고, 지금도 어렵지만. 자꾸 해보니 덜 어렵기는 하다.

입금이 늦어질 때, 입금 내용을 확인해 달라는 말을 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거의 하루 이틀을 끙끙 앓았다. 그 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진땀이 났다. 아마도 나이를 먹은 것도 있겠지만, "입금 내용이 확인되지 않아, 연락을 드립니다." 라는 말을 또는 문자 보내기를 몇 번인가 했더니, 이젠 그렇게 어렵지가 않다. (여전히 이 말을 하는 건 아무렇지도 않은 건 아니다) 시작, 처음하는 일은 어렵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고 허둥지둥하고, 난감하고, 하기 싫고 그런데 그냥 일단 저지르고, 그렇게 어려운 채로 몇 번 하다보면, 무뎌지긴 한다. 필요한 거면, 그냥 하자.

우리집 어린이들의 음악 듣는 취향

부모의 음악 취향이 아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일부러 아이들에게 내가 듣는 모든 종류의 음악을 잡다하게 들려주고 있다. 우리 어린이들은 정말 음악을 이것저것 다 듣는데 냉정과 열정사이 오케스트라를 들으면서, 왠지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하는 어린이가 됐다. 참 신기한게, 딱히 좋아하지 않는 노래까지 이것저것 들려줘도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 취향이 그냥 상당히 비슷한 것 같다, 가끔 아이들에게 새로운 노래를 소개받기도 하는데, 내 취향이기도 하다는. 이런 건 참 신기하다. 뭐, 물론 아이들과 (드라마, 만화, 개그, 먹는 거 등등) 취향이 아주 다른 경우도 매우 많기는 하다.

아빠에 대한 회상

최근 돌아가신 분들의 사후 처리에 대한 책 후기가 탐라에 돌아다녔다. (죽은 자의 집청소,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한다) 어제 잠을 설치다 타임라인에거 봤던 그 책에 대한 내용이 갑자기 그 생각이 났고, 어쩌다 보니 아빠 생각이 나서, 조금 울었다. 아빠는, 무슨 드라마 소재로 나올 법한 희귀한 불치병에 걸렸고, 진단 받고 반년을 사셨는데 그나마도 2/3 정도는 입원해 계셨었다. 돌아가신 건, 크리스마스를 지난 다음 달이었다. 아빠는 크리스 마스 이브에 입원해서 퇴원하지 못했다. 역병이 돌기 거의 직전이었다. 새벽 4시 좀 넘어서 임종을 맞았는데, 산소포화도가 서서히 떨어져가는 걸 가족 모두 지켜봤다. 병원에 오래 입원해 계셨던터라 당시 계시던 간호사선생님들이 다 같이 울었다. 그게 좀 오래 기억에 남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