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생각

소비를 주저해야겠다.

임상심리전문가 최효주 2023. 1. 17. 20:06

요즘은 편하게 쓰는 것들에 대해, 
내가 누리는 이 편리함이 당연한 걸까, 이렇게 막 써도 되는 걸까 생각할 때가 더러 있다.

지금 내가 이렇게 편리함을 누리면, 이 편리함의 댓가를 내가 치러야 하는데, 지금이 아니면 언젠가 또는 미래의 누군가가 또는 이 지구상의 어떤 다른 누군가가 대신 치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맞겠지.

죄책감... 까지는 아니지만 (원래도 막 펑펑 써대는 사람은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덜 쓰도록, 소비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빚으로 굴러간다고 했던가?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내는 구조라고 들은 것 같다.

그렇게 ✌🏻빌린✌🏻 돈으로 생산을 하고, 빚을 갚고 또 빚을 내고 생산을 한다고 하더라. 이렇게 미래 가치를 보고, 지금 없는 돈을 남에게 끌어다 쓴다는 건, 지금 없는 돈을 미래에서 끌어다 쓰는 것 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지금 나한테 없는 돈을 (남에게) 끌어다 쓰는 건, 내가 미래에 벌지도 모를 돈을 당겨서 쓰는 것 일지도 모른 다는 건

그렇게 미래에 쓸 자원까지 미리 당겨서 썼다는 걸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물건을 팔기 위한 광고는 대체로 비현실적이다. 비현실적으로 과장돼 있다. 만족스러움도 불만족도. 광고에 비취지는 생활은 비현실적으로 단정하고 아름답거나, 보편적인 현실보다 더 어렵게 연출되어 있기도 하다.

광고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소비를 촉진하도록 만들어진다. 우리는 어쩌면 이런 이미지를 보고 더 많은 소비를 하는 것에 익숙해졌는지도 모른다.


동화나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매체에 등장하는 가족의 모습을 가만가만 생각해보면 다양한 가정의 모습이 나온다. 동화를 예를 들어봐도 편부 가정(심청전, 피노키오, 달려라 하니, 우리들의 까치), 편모가정(햇님달님, 선녀와 나뭇꾼), 재혼가정(콩쥐팥쥐, 신데렐라, 백설공주), 다둥이 가정이나 자녀가 없는 가정(흥부전), 학대가정(헨젤과 그레텔)도 나온다.

바깥일 하는 아빠, 전업주부 모습의 엄마, 공부하는 자녀(남매)의 모습은 드라마, 영화, 동화에는 그다지 흔하지 않은 가정의 모습이다. 광고엔 흔하지만.

이런 가정이 광고에서 빈번하게 연출되는 건, 이런 가정에서 소비가 잘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했던가.


요즘 사람들은, 광고에 많이 노출이 된다. 광고는 자본주의 사회는 곧 소비로 굴러가는 사회라는 걸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광고'에 아주 많은 영향을 받는다. 사람들은 '정상가정'이라고 하면, 흔히  '바깥일 하는 아빠, 전업주부 엄마, 단정한 차림으로 행복해하는 남매'를 쉽게 떨올린다. 이런 집이 생각보다 그다지 흔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소비'를 불편하지 않게 할 수 있는 시대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우리의 '소비'와 '가치'에 소비를 촉진하는 또는 강요하는 광고가 영향을 미친다는 걸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하는 소비에 대해,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게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