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93

쉼없이 쉴 곳을 찾지 말고, 그냥 쉬길.

몸이 지치고 아파서 쉬고 싶을 때 일을 해야해서 쉴 수 없을 때 품위가 없어진다. 품위를 잃고 나면 야박해지고 야박해지다못해 천박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천박해진 자기를 보면 서글프고 자괴감이 몰려온다. 그래서 지치고 힘든 와중에도 품위있게 결정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강하고 귀한 사람이다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에 울지도 모르지만.

요청받지 않은 도움을 제공하는 건 호의가 아닐 수도 있다

요청받지 않은 도움은 제공하지 않는다 나는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내게 필요하지 않은 도움은 당시엔 그다지 도움이되지 않았고 그래서 도움을 받아도 딱히 고맙지 않았는데, 도움을 받으면 또 감사는 전해야 해서 더 불편해졌으니까 요청받지 않은 도움은 제공하지 않는다. 정말로 호의를 가지고 누군가가 요청하지 않은 도움을 굳이 꼭 줘야겠다면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듯, 티 안나게 도와주고 감사를 바라지 말길.

제목을 입력하세요

그래... 싸우지 않는다고 갈등이 없는 건 아니지. 갈등이 표면화되지 않은 것 뿐이지. 그래... 싸우고 화해할 수 있으면 돼. 싸우지 않고, 그럭저럭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 관계보다야 싸우고 화해를 할 수 있는 게 훨씬 낫지. 암. (절레절레) 싸움이 괴롭지 않지는 않지... 싸우기 싫어. 싸우고 화해하기 전까지의 긴장감도 불편함도 너무 불쾌해. 화해하고 난 직후의, 그 풀어지는 기분도 사실 딱 싫어. 아이씨, 그래도 어째... 이게 사는 거라는데 이 싸움으로 상대가 큰 소리 치고 말을 더 많이 했다고 내가 지는 것도 아니고 내가 말을 더 잘 했다고 딱히 이긴 기분 드는 것도 아니고 내가 이긴 기분이 든다고 해도 썩 기분이 좋은 것도 아니고 한숨만 푹푹 내쉬는 거지 뭐. 일단은. 일 다 끝내고 애들 ..

삶에서는 불행이 기본값이니까

삶은 불행이 기본값이라 불행하다 느낄 때는, 그러려니 하고 기분이 좋으면 '어머, 기분이 좋구나~' 이래야 한다. 라고 말은 해도 잘 안 되긴 한다. 근데, 어쩌다, 왜 행복을 쫓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을까? 왜 삶에는 목적이나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여겼을까? 그냥 사는 건데. 인간이 뭐 대수라고.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이런 노래를 만들어준 그 누군가에게 고마운 기분이 들면 이정도면, 참 잘 하고 있는 거 아닌가. 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진심으로 감사하면 뭔가 감동적인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근데, 얼마 전에,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대한 다큐가 나왔고 나름 화제라고 한다. 더보기 관련기사 다큐멘터리 '프레이밍 브리트니 스피어스' 공개되며 미 연예계 자성의 목소리 이어져 (cine21.com) 브리트니 스피어..

지천명

성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가치관은, 결국 성공을 해도 또는 실패를 해도 그 효용을 다하는 시기가 오는 거 같다. 원하는 걸 다 이뤘는데도 공허하다면 이젠 효용을 다한 가치관을 교정하거나 확장하는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보통 그 시기가, 50대 전후로 오는 것 같다. 괜히 지천명이 아닌 듯.. 생의 가치를 "쓸모"로 따지는 가치관은 언젠가 야박하고 비인간적인 바닥이 드러난다. 사람은 왜 살아야 하는지, 꼭 쓸모가 있어야만 살 가치가 있는지 생의 어느 지점에서는 점검해야 하지 않을까? 우린 늙어가고, 쓸모가 없어지는 시기가 찾아올테니까. 나는 이 주제가 참 슬프고 아프다. 이 주제는 우리 엄마 아빠가, 나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아도, 그러니까 세상 쓸모 없는 사람이 되어도 그냥 오래오래 살..

남자는 (여자에 비해) 사랑을 모르는 걸까?

남자가 사랑을 모르는 걸까? 그냥, 남자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과 여자가 '사랑'이라고 여기는 게 다른 게 아닐까? 사실, 사랑은 추상적인 개념이고 실체가 딱히 없다 남자들이 사랑을 잘 모르는 게 아니라, 여자가 말하는 “사랑”이 뭔지는 잘 모를 것 같긴 하고 딱히 그게 '사랑'이라고 동의하지 않을 것 같기는 하다. 근데, 남자들이 말하는 “사랑”이 어떤 건지, 여자도 모르기는 마찬가가 아닐까? 그러니까, "사랑해" 라고 했을 때 "그건 사랑이 아니야." 이거 아니고, "너에겐 그게 사랑이었구나. 나에겐 그건 사랑이 아니었어. 우리가 서로 생각하는 사랑이 다르니, 우린 서로 사랑할 수 없겠구나" 정도가 아닐까.

행복의 역설을 알아도 사는 건 고달프다

사는 건 어차피 불행하다고, 불행이 인생의 기본값이라고 생각하고 산다. 무엇보다 행복하고 싶어할 수록, 본인이 행복하지 않은 상태에 민감해져서 더 행복해지기 어렵다는 행복의 역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행복을 바라지 않고. 소소하게 유지되는 일상을 다행하다 여기고 음악을 듣고 그림이나 사진을 보면서 감동을 하고 아이들 덕분에 낄낄대고 웃으면, 정말 감사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래도 사는 건 때로는 또는 거의 매일 너무 고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