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생각 29

다 해볼 수 없어. 다 볼 수 없어. 다 맛 볼 수 없어.

얼마 전에 “위장의 공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라는 표현을 봤는데, 왠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 음악, 영화, 드라마, ott, chatgpt 책, 유투브, 게임. 컨텐츠든 플랫폼이든 전부 사람들의 시간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다. 나의 시간이, 나도 모르게 전쟁터가 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이렇게 나도 모르게 나의 시간이 전쟁터가 되지 않으려면, 내가 시간을 잘 분배해야 한다. 여기 까지는 대충 알고 있었는데, 내 위장도 이미 누군가에겐 한정된 공간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터였구나! 아, 먹는 것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먹어야겠구나! 생각해보면, 진짜, 다른 사람의 위장과 시간을 차지하는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격적으로 나의 위장과 시간을 침투하는 세상에서 살고있던 것..

나는 인류의 한 조각이다

인류가 문명에서 산 시간 보다(1만년 미만) 수렵과 채집을 해온 기간이 길었고(20만년 이상) 그 흔적이 DNA와 뇌에 있다는 게 참 재밌고, 인간인 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그리고 인간의 뇌는 복잡한 기관이라 고성능이지만 고장이 잘 난다고 생각하면, 뭔가 불완전한 마음과 불안정한 생각이 그럴 수도 있겠네 뭐 싶어진다. 내가 겪는 우울이나 불안 등 심리적인 어려움이나 스트레스 관리의 문제를 나 개인의 경험에만 국한시켜 이해하는 것 보다, 내가 이런 인류의 조각이라서 겪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왠지 좀 사사로워 지는 것 같다.

내 안의 세계와 현실(바깥, 겉)은 엄연히 아주 다르다

내 안에서만 머물러 있는 것과 밖(현실)로 표현되는 걸 구분해야 한다 감정, 생각, 가치관, 성격은 내 안에만 있는 거고 표정, 행동, 말, 태도는 겉(현실)로 드러난다. 속으로 느낀 감정과 밖으로 표현된 말, 표정은 같지 않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생각(의도)을 해도 행동으로 표현되지 않으면, 내가 좋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아무도 모른다.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행동이 틀렸으면, 틀린 거다.

소비를 주저해야겠다.

요즘은 편하게 쓰는 것들에 대해, 내가 누리는 이 편리함이 당연한 걸까, 이렇게 막 써도 되는 걸까 생각할 때가 더러 있다. 지금 내가 이렇게 편리함을 누리면, 이 편리함의 댓가를 내가 치러야 하는데, 지금이 아니면 언젠가 또는 미래의 누군가가 또는 이 지구상의 어떤 다른 누군가가 대신 치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맞겠지. 죄책감... 까지는 아니지만 (원래도 막 펑펑 써대는 사람은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덜 쓰도록, 소비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빚으로 굴러간다고 했던가?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내는 구조라고 들은 것 같다. 그렇게 ✌🏻빌린✌🏻 돈으로 생산을 하고, 빚을 갚고 또 빚을 내고 생산을 한다고 하더라. 이렇게 미래 가..

시간이야말로 내게 주어진 자원이자 제한이다

읽어야 할 책, 읽고 싶은 책 보고 싶은 드라마 못 보고 지나간 게 아쉬운 영화 매일 쏟아지는 기사도 놓칠 수 없고 운동은 매일 두 시간 안 되면, 일주일에 두 번이라도 가족과도 함께 어울려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친구나 친지와도 교류를 유지해야 하고 시간이 문제일까? 아니야, 시간이 문제가 아니야. 선택과 집중이 문제야. 나는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거 그 어떤 것도 하루 24시간, 일주일 동안 다 할 수가 없어. 뭘 하느냐, 어디에 내 시간을 쓰느냐가 중요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게 무엇에는 내 시간을 쓰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해. 나는 충분히 쉬기 위해 이미, 게임을 안 하고 있고. 만족해. 그래... 시간을 잘 조율해야겠다.

그 때도 어려웠고, 지금도 어렵지만. 자꾸 해보니 덜 어렵기는 하다.

입금이 늦어질 때, 입금 내용을 확인해 달라는 말을 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거의 하루 이틀을 끙끙 앓았다. 그 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진땀이 났다. 아마도 나이를 먹은 것도 있겠지만, "입금 내용이 확인되지 않아, 연락을 드립니다." 라는 말을 또는 문자 보내기를 몇 번인가 했더니, 이젠 그렇게 어렵지가 않다. (여전히 이 말을 하는 건 아무렇지도 않은 건 아니다) 시작, 처음하는 일은 어렵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고 허둥지둥하고, 난감하고, 하기 싫고 그런데 그냥 일단 저지르고, 그렇게 어려운 채로 몇 번 하다보면, 무뎌지긴 한다. 필요한 거면, 그냥 하자.

질병과 사람을 분리하는 건, 쉽지 않다.

어떤 유형의 아이들은, "이런 애는 다섯 명도 혼자 보겠다." 라고 회자될 정도로 수월하다. 실제로 4~7세 아동은, 교사 한 명 당 평균적으로 7~14명까지 담당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보조교사도 있고 먹거리나 청소 등등을 담당해주시는 다른 어른이 있긴 하지만, 성인 서너 명이 한 번에(또는 돌아가면서) 14명의 어린이를 돌볼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학교에 입학하면, 교사 한 명당 8세 이상되는 아이들을 20명 ~ 30명을 맡게 된다. 예전엔 50명도 넘었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교사의 관심을 섬세하게 받을 수는 없는 환경이지만, 이 시기의 아동은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보살핌이 많이 필요하지는 않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유형의 아이에게는 양질의 양육 + 교육 + 훈..

나쁜 일을 하면, 진짜 천벌을 받을까?

범죄피해자 상담 교육 덕분에 그놈의 “권선징악”이 얼마나 나쁜 이념교육인지 생각하게 됐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이놈의 “권선징악” 때문에, 나쁜일 하면 언젠가라도 천벌을 받는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한다는데, 은연중에 나도 그런 생각한다는 게 소름. 그놈의 권선징악 때문에 범죄피해자에게 “뭔가 잘못한 게 있으니까 나쁜일(징벌) 당한 거겠지” 라고 생각해버리는 흐름이 생긴다고 한다. 정작 가해자는, 본인이 (처벌받을만한) 나쁜 짓을 했다는 자각이 없다고 하고. 더 나아가 자긴 나쁜 일을 당하지 않았으니까 잘 못 한 게 없다는 주객전도 논리도 가능하다고 한다. 가정폭력 가해자들의 흔한 논리와 변명이 “쟤가 맞을 짓을 해서 내가 벌 한 거니, 나는 잘못이 없다. 나는 가족을 사랑한다.” 이런 식이라고 한다. ..

요즘 엄마들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길

요즘 시대에, 갓난 아이를 전담으로 1년 이상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제발 요즘 육아에 대해 입 좀 털지 않았으면 좋겠다. '갓난 아이를 전담으로 키운다'는 것은, 아이 육아의 제 1 책임자가 되는 걸 말한다. 아이가 아프면 병원에 데려다 줄 첫 번째 책임이 있는 사람. 다른 사람이 잠깐 봐주다가도 물어보거나 확인할 게 있으면, 제일 먼저 연락을 받게될 사람. 그 역할을 1년 이상 하지 않은 사람은, 제발 요즘 육아, 요즘 엄마들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발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다. 예전엔 애들은 낳으면 저절로 크는 줄 알았다고 했다. "애들이야 낳으면 알아서 클텐데, 그냥 낳아. 뭘 그렇게 따져" 이런 식의 이야기를 실제로 들은 적도 있으니까. 요즘처럼 어른들이 아이에게 바짝 붙어서 애들을 돌본 게 얼마 ..

옳은 행동을 하자

생각한 대로 마음이 따라주지 않을 때 일단 생각을 따르자. 그래야 후회를 덜 한다. 그리고, 나중에 마음을 풀자. 혼자 울어도 마음은 풀리더라. 생각과 주관, 지식은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뭔 차이가 나나 싶은데 다 다른 것들이다. 다 다르지만, 사실 구분은 정말 쉽지 않지만 그래도 구분을 해보자. 그래야 실수를 덜 한다. 다른 사람 앞에서. 마음이 가는 대로 결정을 했고 배운 대로 옳게 행동을 했고 결과는 대단히 성공적이지만 마음이 다 좋은 건 아닐 수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자. 사람이 나쁜 게 아니라 상황이 나쁘다는 현실 그럼에도 사람이 나쁘다고, 미워하고 그 사람 때문에 나쁜 일이 벌어졌다고 원망하는 게 얼마나 빠지기 쉬운 함정인지 명심하자. 방심하면, 사람을 원망하고 미워하고 비난하게 된다. 상황이..

내 잘못을 바로잡는 건, 아주 어려운 일

내가 저지른 과오들을 수습하는 과정은 일은 쉬워도, 마음이 고되다.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잘못된 일을 그나마 제대로 돌아가도록 올바른 조치를 하고 내가 잘못된 사람이 아니라 그냥 행동이 잘못된 거고 나는 미숙할 수 있었던 거고 만회할 수 있으면 충분히 괜찮다고 마음에 몇 겹으로 뻔뻔함을 발라도 이런 일은 그냥 너무 괴롭다.

요청받지 않은 도움을 제공하는 건 호의가 아닐 수도 있다

요청받지 않은 도움은 제공하지 않는다 나는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내게 필요하지 않은 도움은 당시엔 그다지 도움이되지 않았고 그래서 도움을 받아도 딱히 고맙지 않았는데, 도움을 받으면 또 감사는 전해야 해서 더 불편해졌으니까 요청받지 않은 도움은 제공하지 않는다. 정말로 호의를 가지고 누군가가 요청하지 않은 도움을 굳이 꼭 줘야겠다면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듯, 티 안나게 도와주고 감사를 바라지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