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지식/임상, 상담 심리 하시는 분들과 나누고 싶은 내용 69

[아동 청소년 상담] 아동 청소년 내담자가 환경에 치일 때

아동 청소년 내담자와 상담을 진행하게 되는 경우 내담자가 가진 내적 자질과 성장욕구는 건전하고, 상담에 대한 반응성이 좋은데 반해서주변 환경이 열악해서 안타까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가정환경이 불우해 교육적 지원이 빈약하고 보호자의 불건전한 보호로 인해 평소 품행이 불량하고 또래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아이가,놀이치료를 진행하면서 상호작용의 질이 좋아지고 품행문제도 눈에 띄게 개선되었을 뿐 아니라, 부가적으로 본래 영리했던 인지능력도 상승되는 걸 보면 무척 뿌듯했는데,불량 보호자의 불량한 양육이 기승을 부리자, 아이가 상담시간에 늦거나 빠지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문제행동들이 원상복귀 돼 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아이를 망치는 것 같은 보호자에 대한 원망과 아이에 대한 안..

심리검사를 마친 수검자에게 하는 마지막 인사

보통 종합심리검사는 2시간 ~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빠르면 2시간 이내에도 마치지만, 오래 걸리면 3시간 이상도 걸리고, 더 오래 걸리면 4시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심리평가자는, 심리검사가 업이니 검사 과정에 잘 훈련돼 있어서 이 시간이 그리 힘들지 않을 수 있지만 평소 책상머리에 앉아 있는 학생들이나 수험생, 사무직 직장인들에게도 2~3시간 정도 한 자리에 앉아서 꼬박 집중하며 검사를 수행하는 게 그리 수월한 일은 아닐 겁니다. 동기가 높은 분들은 2~3시간, 자신에 대해 알아본다는 생각에, 신나게 끝까지 검사에 임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동기가 낮은 아동 청소년 수검자는 검사를 빨리 끝내달라고 칭얼대거나 생떼를 쓰기도 하고, 중간중간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합니다.심하면, 하루 안..

[임상: 심리평가 보고서] ‘지각 및 사고’ 영역을 기술하는 요령

며칠 전 walden3에서 “심리평가보고서 작성 시 ‘지각 & 사고’ 영역은 어떻게 기술하는가” 는 제목의 내용을 보고 떠오른 생각이 있어서, 이와 관련된 내용을 써 봅니다. 월덴지기 님 말씀처럼, 보고서 형식을 유지하려고 애쓰다가, 사고나 지각 부분에 딱히 큰 문제가 없어서 별로 쓸 말도 없는데, 어쩔 수 없이 로샤의 구조요약 지표를 그대로 차용하는 경우가 있긴 합니다. 아마 수련 초기에 이렇게 보고서를 작성하는 경험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럴 경우엔, 차라리 이 부분을 안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지요. 아동이나 청소년의 경우, 이렇게 보고서를 작성할 때 전체적인 보고서 흐름이 더 매끄러워지기도 합니다. 또는, 수검자 특징에 맞춰 보고서를 재구성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월덴지기 ..

[심리검사:로샤] Exner 식 실시 만 있는 건 아니다!

로샤 검사는 Exner & Weiner 식 실시 외에 Rapapport(또는 Lerner)식으로 실시, 해석하는 방식도 있습니다.로샤의 정신분석적 접근에 해당하는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Rapaport(또는 Lerner) 방식은 Exner & Weiner 식과 무엇이 다른가? 실시하는 방법이 다릅니다.그리고 기호화(coding)는 하지만 채점(scoring)을 하지 않기 때문에 구조요약은 산출되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Rapaport(또는 Lerner) 방식의 실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Rapaport(또는 Lerner) 방식은, 한 개의 response를 한 뒤 Inquiry를 바로 실시합니다. * Exner & Weiner방식이 카드 X까지 response를 쭈루룩 실시한 뒤에 다시 첫 res..

[심리검사:로샤] 한계검증(limit test)을 할까, 말까?

로샤 검사에서 수검자가 평범반응을 적게 하는 경우, 엑스너 식 실시에서는 선택적으로 한계검증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평범반응 빈도가 적은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로샤에서 한계 검증 실시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우선, 비효율적입니다. 들이는 시간이나 노력에 비해 얻어지는 정보가 빈약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검사오염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수검자는 심리검사를 평생에 한 번 받는 정도 이지만, 두 번 이상 종합심리검사를 받는 수검자도 많습니다. 로샤검사에서 한계검증을 받았던 수검자는 이후에 다시 로샤 검사를 받게 될 때 자유롭게 자신의 반응을 하는데 제한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샤 검사에 두 번째로 응하게 된 수..

[심리검사:로샤] 수검자가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라는 반응을 보일 때

로샤 검사를 하다보면 수검자가, "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로 보여요"라는 식의 반응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수검자의 이 반응 "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은 수검자를 이해하기위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반응입니다.하지만, 수검자가 대수롭지 않게 흘리듯 말해버리는 경향이 있어서 놓치기 쉬운 반응이기도 합니다. 수검자가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보이는 게 있으니 말은 해야겠는데, 이유를 말하기 싫어서 일 수도 있고, 본인이 진짜 이유를 몰라서 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건, 두 경우 모두 수검자의 내밀한 역동과 관계가 있습니다.따라서, 이 반응 내용도 기록해둡니다. 만약, 검사자가 이런 반응에 대해 추가적인 탐색을 할 수 있다면 시도 해야 합니다. 이와 비슷하게 중요한 반응으로는, "보이는 건 ..

[상담:부모교육] 칭찬 1

부모 교육할 때 '아동을 칭찬해 주십시오.'라는 말을 참 많이 하게 됩니다. 정말 어떤 부모님들은 자녀 칭찬에 인색해서, ‘조금만 칭찬해주시면 아이가 참 좋아질 텐데.’ 하는 아쉬움이 솟구칠 때가 있습니다. 어떤 부모님은 왜 칭찬에 인색할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보자면 우선, 자녀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칭찬에 미숙하기 때문일 겁니다. 이런 부모에게, '자녀에게 칭찬을 해 주세요.'라고 가르치려 하거나 설명하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습니다. 이렇게 접근하면, 오히려 “칭찬 해봐도 별 소용없더라.”, “칭찬을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얼마나 더 칭찬하라는 거냐?”와 같은 볼멘소리를 듣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동의 작은 장점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

[상담] 초보 상담자가 감히 공유하고 싶은 경청의 팁

상담을 처음 배울 때, 실제로 할 때, supervision을 받을 때누차 듣게 되는, 꾸준히 들어온 말이지요. '경청'. 저 역시 상담자로서는 초보이기 때문에, 경청을 제대로 못할 때가 있고 경청을 못하고 있는 걸 모를 때도 있고 내가 경청하지 못하는 걸 알 때도 있습니다. 다만 썩 괜찮은 경청의 요령은 나눌 수는 있을 것 같아서, 용기 내서 제가 아는(나름 실용적인) 팁을 몇 가지 적어봅니다. 일단.. '경청'은 아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과정이라고 배웠습니다. '듣는다'는 말엔 수동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긴 하지만,상담 또는 치료장면에서의 듣기인 '경청'은 절대 능동적입니다. 심리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듣기'를 수련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하는 말을 '이해'하는 걸 수련합니다. 그리고 듣기+이해가 경..

[상담] 동기가 낮은 청소년 내담자와의 orietation

일반적으로 초보 상담자에게 있어서 '동기가 낮은 청소년 내담자'는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생각과 방식을 바꾸면, 동기가 낮은 청소년 내담자와도 편안하게 상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비행)청소년의 경우, 엄마에 의해 끌려옵니다. 또는 법원의 명령을 받고 상담소를 방문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청소년 내담자의 상담에 대한 동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관합니다. 이들은 '억지로' 또는 '마지못해' 상담에 참여하니까, 상담 상황 자체를 처벌적으로 생각하고, 상담자에게 삐딱하게 굴고, 자기개방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근데, 이런 아이들에게 있어서 "억지로", "마지못해"가, 상담을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쨌거나 상담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