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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부모교육] 칭찬 1

임상심리전문가 최효주 2013. 2. 19. 02:53

부모 교육할 때 '아동을 칭찬해 주십시오.'라는 말을 참 많이 하게 됩니다.


정말 어떤 부모님들은 자녀 칭찬에 인색해서, ‘조금만 칭찬해주시면 아이가 참 좋아질 텐데.’ 하는 아쉬움이 솟구칠 때가 있습니다.


어떤 부모님은 왜 칭찬에 인색할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보자면


우선, 자녀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칭찬에 미숙하기 때문일 겁니다.


이런 부모에게, '자녀에게 칭찬을 해 주세요.'라고 가르치려 하거나 설명하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습니다. 

이렇게 접근하면, 오히려 “칭찬 해봐도 별 소용없더라.”, “칭찬을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얼마나 더 칭찬하라는 거냐?”와 같은 볼멘소리를 듣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동의 작은 장점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칭찬해 주세요.'라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 보는 것도 효과가 매우 미미합니다.

이런 말로 계도될 부모님이라면, 상담소에 아동과 같이 방문하기 전에 부모-자녀 관계가 쉽게 개선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녀의 이런이런 점은 장점입니다.’, ‘자녀가 이런저런 행동을 하면 정말 예쁘고 자랑스럽지 않을까요?’, ‘하루에 3 번은 칭찬해보도록 해보세요.’ 등의 섬세한 조언과 설명, 교육은 

칭찬에 인색한 부모에게, 아무리 배워도 칭찬도 제대로 못하는, 자기 자식의 장점도 발견하지 못하는 못난 부모라는 무능감과 죄책감을 심어줄 수도 있습니다.



칭찬에 인색한 부모에겐,

상담자가 부모에게 가르치고 싶은 대로 행동하고, 그런 태도를 꾸준히 유지하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즉, 상담자가 부모와 만나는 시간에 부모의 작은 장점을 발견하고 진심으로 칭찬하고 인정해줘야 합니다.


억지로가 아니라 진심으로.



대체로 칭찬에 미숙한 부모는 이러한 상담자의 사소한 칭찬도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칭찬을 하는데도 변명을 하려고 한다거나 그 정도는 아니라고 손사래를 칠 수도 있죠.


예를 들면,

상담자가 ‘오늘 옷차림이 날씨와 잘 어울립니다. 감각이 좋은 것 같습니다.’라고 하면


‘이런 건 별거 아닙니다. 나중에 더러워 질까봐 조심해야 해요.’

이런 반응을 보인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이런 반응에 칭찬을 한 상담자가 무안해 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모가 자녀에게 칭찬을 잘 할 수 있을 리가 없을 겁니다.


본인이 칭찬을 받는 것조차 잘 못하니까요.


칭찬에 미숙하다는 건 이런 겁니다. 하는 것도 받는 것도 잘 못하는 것.



그런 의미에서 부모교육을 잘 하기 위해서는 상담자도 칭찬을 잘 하고 칭찬을 잘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에게 설명이 아니라 교정적인 체험시켜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칭찬을 받았을 때의 기쁨과 고마움을 수용하는 것부터 체험해야,

자녀에게 어떤 칭찬이 필요한지 마음으로 느끼고, 우러나는 칭찬을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칭찬에 미숙한(인색한) 부모가 칭찬을 받았을 때의 순수한 기쁨을 온전히 수용하기 위해,

부모와 상담자 간 우호적이면서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오가기 위해,


상담자가 칭찬을 잘 하기도 하고 잘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고마움과 미안함도 잘 표현하고 받아들여야 할 거 것입니다.



자녀와 함께 상담에 응하게 되는 부모님들은 간단한 저 인사치레에 미숙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간단하지만 생활 속에서 빈번하게 반복되는 칭찬, 감사, 사과와 같은 소소한 인사치레만 제대로 이루어져도 부모-자녀관계는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요지는 부모가 배워야 할 것

즉, 부모 상담에 오시는 부모이게 미숙한 부분이 있다면

상담자는 그것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상담자가 부모에게 그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만약 상담자 자신이 부모 교육시간에 전달해야 될 내용에 미숙하다면, 스스로 연습해서 자연스럽게 몸에 배도록 해야 할 겁니다.



P.S.

칭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우리 중에도 자신에게, 남에게 칭찬에 인색한 분들이 많습니다.

자기에 대한 기준이 높기도 하고, 칭찬에 미숙해서.

평소, 사소하지만 중요한 인사치례를 연습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