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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검사:로샤] Exner 식 실시 만 있는 건 아니다!

임상심리전문가 최효주 2013. 4. 24. 18:54

로샤 검사는 Exner & Weiner 식 실시 외에


Rapapport(또는 Lerner)식으로 실시, 해석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로샤의 정신분석적 접근에 해당하는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Rapaport(또는 Lerner) 방식은  Exner & Weiner 식과 무엇이 다른가?


실시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그리고 기호화(coding)는 하지만 채점(scoring)을 하지 않기 때문에 구조요약은 산출되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Rapaport(또는 Lerner) 방식의 실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Rapaport(또는 Lerner) 방식은, 한 개의 response를 한 뒤 Inquiry를 바로 실시합니다.


Exner & Weiner방식이 카드 X까지 response를 쭈루룩 실시한 뒤에 다시 첫 response로 돌아가 처음부터 inquiry를 실시하는 것과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겁니다.



이렇게 한 개의 response를 실시한 뒤 곧바로 inquiry를 실시할 때의 최대 장점은


버려지는 자료가 최소화 됩니다.


때때로 병동 입원환자나 심하게 검사를 거부하는 수검자의 경우

로샤검사를 실시하다 중도에 그만 두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이럴 경우, 기껏 카드 X까지 response를 다 실시했지만, inquiry를 실시하지 못해서 구조요약을 구성하는 게 불가능하고, 로샤 해석이 거의 불가능해서.. 로샤 검사의 내용을 해석에서 버려야하는 대 참사가 벌어집니다.


그런데,  한 개의 response를 실시한 뒤 곧바로 inquiry를 실시하게 되면, 검사가 중단되기 전까지는 어쨌든 한 가지 반응에 대한 response - inquiry의 쌍이 다 갖춰지기 때문에 실시가 된 부분까지는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response 직후 inquiry를 실시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response를 하여 R이 전반적으로 감소합니다.

특히 개구진 아동의 경우, 장난스럽게 response를 쏟아내다가 inquiry를 시작한다고 하면 깜짝 놀라며, 하기 싫다고 하거나 기억 안 난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방식은, 이런 문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방금 본 내용을 설명하면서 신중하게 검사에 임하게 되는 만큼, 수검자의 투사가 생생하게 드러납니다. 즉, 수검자의 내적 역동이 말 그대로 역동적으로 생생하게 나타나 검사를 실시하는 동안 수검자의 내면과 성격을 이해하는 데 충분한 impression이 생기기도 합니다.



참고로, 구조요약을 하지 않더라도 coding을 하면서, 반응 내용을 세세하게 분석해보게 됩니다. 그러니 로샤에서 기호화는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그러니, 

검사에 매우 거부적이거나

자신이 말 한 내용을 자주 번복하거나

지나치게 산만하거나

검사에 involve하지 않아서, 


R이 14개 이하로 나올 것 같거나

R을 정확하게 산출하기 어려울 것 같은 예감이 들거나

로샤 검사 자료의 많은 부분이 버리질 참사가 예상된다면


과감히 Rapaport(또는 Lerner)식으로 실시해보길 권합니다. 


그리고 지각적 인식, 통합 능력 및 자기표현 능력이 로샤 검사를 실시하기에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연령의 아동(특히 9세 이하)의 경우,

아무리 연령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구조요약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는 데는 무리가 따릅니다. 특히 관념, 중재, 정보처리 부분이 널띄기 하여 아동이 공상이 너무 많다거니, 오지각이 많다거나 사고 왜곡을 한다는 식으로 과잉해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coding할 때 이런 부분을 염두해서 수위를 낮춘다고 하는데, 그건 로샤 검사 실시 및 해석에 대한 신뢰도를 낮추는 비효율적인 노력입니다.


그러니 9세 이하의 아동, 지각과 언어 표현 발달이 부족한 아동에게 굳이 로샤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면, Rapaport(또는 Lerner)식으로 실시하는 편이 검사 내용이 더 풍부하고 신뢰로우며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막상 Rapaport(또는 Lerner)식으로 해볼까 싶어도, 직접 배워보지 못 해 막연하고 supervision 받을 게 까마득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Exner & Weiner 식 실시에 익숙한 평가자라면, Rapaport(또는 Lerner)식도 쉽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  Rapaport(또는 Lerner)식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 분들은 로샤 검사에 대한 정신분석적 접근(Paul M. Lerner 저, 이우경,이원해 공역, 학지사)의 P. 110 ~111을 참고해 보십시오.


로샤검사에 대한 정신분석적 접근
국내도서
저자 : PAUL M. LERNER / 이우경역
출판 : 학지사 2003.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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