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동은 전통시장이 특화된 동네입니다.
그 중엔 각종 주방용품과 가구 등을 도매하는 시장 - 거리가 있습니다.
호기심에 들러본 곳인데, 완전 신세계 였습니다.
온갖 식기와 다양한 가구들이 모여있는 곳이었습니다.
나중에 주방용품이나 가구가 필요해진다면, 꼭 한 번 들러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여기를 더 돌아다니면 전통적인 야시장이 있고
마치 70년 대 드라마에서나 봤을 법한 달동네도 있습니다.
건물들은 세련되게 잘 지어졌고 웬만한 곳엔 차들이 다닐 수 있는, 고도로 도시화된 서울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풍경입니다.
하지만 이런 동네가 엄연히 존재합니다.
그래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고층의 고급 아파드와 대조가 극적입니다.
오래된 동네는, 언젠가 사라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사진을 찍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게 합니다.
여기도 사진 찍고 싶어지는 동네입니다.
- 아니나 다를까, 재개발 위원회 간판이 있는 걸로 봐서는 여기도 조만간 개발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이 동네 중에서도 인상적인 곳에서 사진을 찍어 봅니다.
손으로 직접 썼을 간판과 재미난 그림. 왠지 정감이 갑니다.
세련된 그림은 아니지만, 벽에 그림을 그린 집이 몇 집 있었습니다.
낮게 드리운 해와 잘 어울어져 예쁩니다.
골목은,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습니다.
서울에선 웬만한 길은 차가 지나다닐 수 있는데, 여긴 오토바이도 못 다닐 것 같습니다.
여기 사는 분들, 가구나 대형 가전은 어떻게 옮기나.. 나중에 이사는 어떻게 나가나..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합니다... - 왠 오지랖인지.
그리고 계단은 시멘트로 막 발라놓은, 80년 이전의 모습 그대로 입니다. 예전에 초등학교(나는 국민학교를 다니긴 했지만) 다닐 땐, 이렇게 시멘트로 막 바른 계단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런 계단을 보니, 어릴 때 생각이 나서 피식 웃었고 잠깐 감상에 잠겨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 콘크리트 바닥을 뚫고 올라온 민들레 한 송이.
감성에 젖은 기분에 화룡점정을 찍어 줍니다.
세련된 도시 서울 한 복판에, 2013년에도 여전히 시간을 거슬로 간 것 같이 낡은 집들이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동네가 있었다는 걸 사진으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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