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생각

저출산 그리고 자살

임상심리전문가 최효주 2013. 1. 5. 18:07

저출산 문제는 근 10년 전부터 대한민국의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 2006년에 황금돼지해를 기점으로 약간 출산율이 상승하는가 싶었지만, 다음 해부터는 곧장 다시 감소추세로 급전환 됨.


최근에는 한 부부 당 1. 03명 정도 낳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하니 둘이 만나서 한 명 겨우 낳고 만다. 이러니 차후 10~20년을 기준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게 눈에 훤하다. 저출산 문제와 맞물린 인구 감소 문제는 초고령화 사회를 촉진하기도 한다.


근데 요즘 결혼 적령기의 아가씨들은 결혼할 생각이 그리 간절하지 않다는 통계자료가 발표된 걸 보면 아무래도 출산율이 별로 증가할 것 같진 않다.


그리고 돈 벌고 집사고 차사고 부모님 봉양하고 자식들 교육시키고 취미생활도 하고 자기개발도 세금도 내야하고 뭐 이러쿵저러쿵 할 게 많은 대한민국에서 삶을 지속하는 게 고달프니, 제 자식은 자기처럼 살길 바라지 않은가 싶다. 뭐, 이렇게 고달픈 와중에 자신이 책임져야 할 생명을 출산해서 교육시키기 힘든 건 말해 붜해. 그러니, 대는 이어야하겠다 싶으니 겨우 1명 낳거나. 수틀리면 안 낳고 만다.


안 그래도 불임, 난임이 점점 흔해질 정도로 스트레스도 극심하고 먹거리 오염, 환경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다. - 아이를 만들어 내는 것조차 녹록치 않은 시대이기도 하다.


현재 대한민국은 젊은이들이 결혼을 어려워하다 늦게 결혼하는 거나, 애를 한두 명 낳기도 어려워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이고, 높은 자살율도 심각한 문제다. (OECD 국가 중 자살률만 보면 1등!)



낮은 출산율과 높은 자살률을 엮으면, 이 두 가지 현상은 모두 '대한민국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어려운 - 불행한 나라'임을 암시하는 것 같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참 살기 어렵다. 돈 많고 빽있고 이쁜 사람들은 잘도 용서받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관대하지 못하고, 사실 정당한 기회조차 제공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절망을 딛고 일어나 씩씩하게 재기하는 드라마 주인공이나 성공신화에 나오는 출중한 사람들은 텔레비전을 비롯한 대중매체에 단골 등장인물이다. 근데,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사람들은 드물어서 신기해서 기억에 남을 만하지 않은가?


나는 정의와 윤리가 돈과 힘보다 더 나은 가치라고, 개인의 이익 보다는 공동의 이익이 더불어 살기 위한 선이이라고 배웠다. 그게 내가 가진 상식이다.


하지만, 이 나라는 개인의 영달을 최우선하는 이기적이고 착취적이며 몰염치한 사람이 지배계급을 형성하고 성공해왔다. 공동의 이익을 고려하고 정의롭고 윤리적인 사람들은 살기 힘들고 심지어 핍박도 받는다.


이런 나라에서, 공동의 이익을 중시하라고, 정의롭게 살라고 가르치고 계몽하는 건 이율배반이지.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다스리고 법을 만들고 예산을 짜는 사람들은 자기네와 비슷한 사람들, 자기네를 만족시켜 줄만한 사람들을 위한 법을 만들고 예산을 할당하느라 국민 대다수가 행복하게 지내는 데 무심했던 걸까?


아니면... 그냥 그렇게 늘 해왔던 대로 나라살림을 꾸리고 정치를 하면 그냥 옛날처럼 나라가 하자는 대로 - 선동하고 계몽하는 대로 애 낳는 게 엄두 안 나도 나라가 하라는 대로 애를 순풍순풍 나아 줄 줄 알았나? 힘들어도 불평 없이 잘 따라줄 줄 알았나?


젊은 사람이 줄면, 대기업에서 물건을 사줄 사람이 자꾸 줄지.

젊은 사람이 줄면, 나라에 세금 정당하게 낼 사람이 줄지.

젊은 사람이 줄면, 윗사람들이 착취해먹어야 되는 아랫사람들이 줄지.


그러니까 돈 벌어서 열심히 소비하고 세금도 내주는 젊은 사람들이 불어나야 하겠지?





이 대한민국은 안타깝게도 이기적이고 무능한 윗사람들이 병신같이 굴어서 일본에 나라 뺏겼지.

- 이완용은 자기애성 성격장애라고 강력하게 추정됨. -


선한 사람들이 독립운동하고 나라 잃은 슬픔에 분노했지.


이 나라는 일본이 미국에 원폭 맞아서 엉겁결에 해방됐고

그 틈에 또 자기애성 성격장애로 강력히 추정되는 사람들이 독립운동가를 내쫓고 자리 차지해서는 이 좁아터진 나라에서 지들끼리 전쟁 냈지.


선한 사람들이 가족과 헤어져서 아직도 울고 있지.


그러는 동안, 조선왕조 600년 동안 지켜왔던 전통이며 예절, 뭐 물론 나쁜 것도 있었지만,

가정에서 가르쳤어야 할 기본적인 예의,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 따위는 아름다운 건축물, 자연, 사람들과 함께 유린되었지.


이 땅의 사람들의 정신건강도 대대손손 유린됐지.


육신과 정신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이 나라의 선한 국민들은 쿠데타로 나라 뺏은 군인의 지휘아래 근면하게 일해서, 자기희생하며 자식들 공부시켜 아프리카에서 원조를 받을 정도로 거지꼴의 나라를 단 50~60년 만에 OECD에 가입시켜주는 기염을 토했지.


그 저력이... 몰염치하고 착취적인 지배자와 군인에게서 나왔을까?


우리 선한 국민, 지금의 50대 이상 노인들은 그렇게 믿던데. 박통이, 전 뭐시기가 우리나라 그래도 이만큼 살게 했다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세뇌시킬 수 있지?


그건, 당신들이 일군 거예요. 당신들이 선하고 근면해서 이 나라의 기적을 일군 겁니다!



다시 선한 국민들이 쑥쑥 늘어나기를 바라나요?


선한 국민들을 어떻게 하면 진정으로 행복하게 해줄지, 어떻게 하면 그들이 노력하고 땀 흘린 만큼 정당하게 되돌려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해보시죠.


그 전에, 정당하게 땀 흘리고 노력하고 싶은 사회를 만들어야겠지만.




노동자들의 자살을, 절망사로 부르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더불어서 행복하게 살기는 글러 먹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