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독 짜증도 나고 누군가를 험담하고 투덜대는 빈도가 높아졌다.
나는 왜 이 나이가 되도록 여전히 뒷담화를 하고 투덜대는지 하는 자괴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요즘엔 주변 사람들은 물론이고, 누굴 만나도 내 평가가 까일만한 언행을 하지 않기 위해 조심을 하고 있고 가급적이면 부정적인 감정을 날것 그대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나름 문진장 애를 쓰고 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이렇게 지낸지가 꽤 오래 된 것 같고, 그냥 이젠 뭔가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그나마 험담을 쓰고 지우고, 뒷담화를 하고 후회를 하고, 누군가를 돌려서 욕을 하고 그러면서 꽤 길게 속에 차오르는 답답함과 화를 꽤 길게 잠재우면서 이런 시간을 길게 끌고 온 것 같다. 얼마 전부터는 내가 느끼기에도, 어느 순간 어떤 사람들 앞에서는 내가 너무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고 있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든다. 어떻게 누군가를 싫어하고 미워하고 못마땅해하고, 이런 감정을 어찌 전혀 느끼지 않을 수 있는지. 나는 절대로 보살같은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지금은, 또는 아직까지는. 그냥, 분노든 슬픔이든 짜증이든, 어차피 지나갈 감정을 잘 풀어내고 싶은데, 나름 애를 쓴다고 썼는데, 내가 뭔가를 잘 못한 건가 싶은 회의감이 몰려온다.
그럼, 이제 앞으로 뭐를 하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상태에 얼마나 더 머물러 있어야 하는 걸까?
불쾌하고 분한 감정이 좋지 않은 타이밍에, 만만한 상대에게 부적절한 방식으로 표출될까봐, 딴엔 꽤 조마조마하다. 이럴 땐, 아무도 만나지 않고 조용히 혼자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다. 그렇게 마음을 정돈한 다음 일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싶다. 하지만 나는 지금 불편한 사람들도 계속 만나야 하고, 우리 애들하고 안 만날 수도 없고, 할 일을 쉴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러다보니 불쾌한 감정이 새롭게 생기는 속도가 나쁜 감정이 정리되는 속도보다 빠르다.
시간.... 시간이 부족한 게 문제일까? 좀 쉬고, 놀러가서 한 동안 쉬다 오면 좀 나아질까?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탐탁한 가구를 들이면 좀 나아질까? 돈 걱정 없이. 이래저래 결국은... 또 돈이 문제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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