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대에, 갓난 아이를 전담으로 1년 이상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제발 요즘 육아에 대해 입 좀 털지 않았으면 좋겠다. '갓난 아이를 전담으로 키운다'는 것은, 아이 육아의 제 1 책임자가 되는 걸 말한다. 아이가 아프면 병원에 데려다 줄 첫 번째 책임이 있는 사람. 다른 사람이 잠깐 봐주다가도 물어보거나 확인할 게 있으면, 제일 먼저 연락을 받게될 사람. 그 역할을 1년 이상 하지 않은 사람은, 제발 요즘 육아, 요즘 엄마들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발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다.
예전엔 애들은 낳으면 저절로 크는 줄 알았다고 했다. "애들이야 낳으면 알아서 클텐데, 그냥 낳아. 뭘 그렇게 따져" 이런 식의 이야기를 실제로 들은 적도 있으니까. 요즘처럼 어른들이 아이에게 바짝 붙어서 애들을 돌본 게 얼마 안 됐다. 솔직한 말로, 예전 방식대로 요즘 아이들을 돌보면 많은 부모가 방임으로 신고 당할 수도 있다. 농담이 아니다.
요즘 엄마들은 자기가 길러진대로, 배운대로만 애들을 키울 수 없는 세대이다. TV 방송, 유투브, 많은 육아서에서 자기가 길러진대로 애를 돌보면 애를 망칠 수도 있다고 가르친다. 이렇게 많은 것들이 급변하는 시대에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가치관의 혼란을 겪으면서, 모성애가 없다는 자책과 함께 고군분투하는 게 요즘 엄마들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얄팍한 지식이나 경험으로, 이런 요즘 엄마들을 함부로 모욕하지 말길.
독박육아라는 말에 왜 감정이 상했는지 모르겠지만, 독박육아가 힘들다고 말하는 엄마에게 모성애도 없는 신인류라고 비난하는 글을 본적이 있다.
그럼, 시대가 변하는 데 사람이 그대로면, 그게 꼰대지?
그리고 육아가 뭐 그렇게 숭고한 줄 알어? 그렇게 숭고하고 막 좋아보이면 실컷 해보길. 혼자서. 요즘 같은 시대에 아이랑 같이 단 둘이 있으면서 아이 키우기 힘들다는 말이 몇 시간 만에 나오나 보자.
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육아는 요즘에도 힘들지만, 원래도 안 힘든 게 아니었다. 내가 갓난아이들 키우는 동안, "애 볼래, 밭 갈래? 물어보면 전부 밭을 간다고 해."이런 속담이 있다는 말을 처음으로 들었고, 한 번 듣고 난 다음부터는 정말로 많이 들었다. 근데, 뭐 애 키우기 힘들어 하는 엄마들이 새로운 인류라고? 그저 웃지요.
"싯탈타가 그냥 본인의 애를 하나라도 전담으로 키웠으면, 고행을 찾아 그 먼 길을 궂이 찾으러 갈 필요가 없었을텐데" 라고 말하면, 애를 3일 만이라도 오롯이 혼자 돌봐본 분들은 이 말 듣고 깔깔 대고 웃었다. 남자도 예외 없없다.
나는 솔직히, 아무리 훌륭한 이론이라고 해도, 육아를 전담하지 않았던 사람이 '부모-자녀'관계에 대해 언급한 내용에 대해서는, 이제는 예전처럼 맹신하지는 않는다. 요즘엔, 과거의 이론을 반박할만한 새로운 발견들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
* 내가 이래서, 요즘 엄마들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책을 쓰려고 했다는. 3월까지 초고를 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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