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지식/DSM-5

[임상] DSM-5의 변경사항 (1) DSM-5의 굵직한 변화 세 가지

임상심리전문가 최효주 2013. 6. 22. 02:11

2013 한국정신병리 - 진단분류학회 춘계 연수강좌 "Updates of DSM-5"에 다녀왔습니다.


작년 서울에서 열린 임상심리학회 추계 학회도, 올해 봄 광주 학회 때도 안 갔는데,

있는지도 몰랐던 ‘한국정신병리 - 진단분류학회’에 다녀오게 됐네요.


아무래도 주제가 “Updates of DSM-5”이다 보니, 임상심리쪽에서도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긴 하지요. 그리고 ‘한국정신병리 - 진단분류학회’니까, 정신의학 분야의 ‘교과서’ 진단체계인 DSM에 대해 가장 발 빠르게 준비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전격 등록하고 강좌를 들으러 갔습니다.


거의 오후 1시 25분 쯤 시작해서, 중간에 쉬는 시간 30분 정도 있었던 거 빼고는 6시 쯤 끝났으니까, 4시간 넘게, 거의 5시간 가까이 진행이 되었습니다. DSM-5가 정식 출간된 지 이제 한 달 좀 더 됐고, 이 책 한 권이 900페이지를 넘는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데, 준비된 내용은 대체로 충실한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혼자서 이리저리 웹서핑 하면서 긴가민가했던 내용들이 정확해지고 체계를 잡게 되는데 큰 도움이 되긴 했습니다.


다만, 프리젠테이션의 텍스트가 90% 정도는 영어였다는 점과... 발표하시는 분들의 입에서 발화된 내용도 70%정도가 영어였다는 점이 좌절스러웠다고 징징대긴 했지만, 그래도 결국은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정신이 빠짝 들었다가도 혼미해지길 여러 번... 그나마 이전에 검사했던 케이스가 떠올라, ‘그런 경우라면 앞으로는 이렇게 진단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니까, 좀 더 와 닿기는 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니까, 어떤 진단은 차후에 유용하겠다 싶은 생각도 들긴 했습니다.


서론이 길어졌네요. 중요한 건 오늘 듣고 온 내용일 텐데. 훗.


일단, DSM-5의 굵직한 변화로는 세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1. 개정된 판의 숫자가 로마자(IV)에서 아라비아 숫자(5)로 변경된 것입니다. 이는 앞으로 5.1, 5.2와 같이 개정된 것을 전제한 변화입니다. DSM-5의 좌장인 데이비드 쿠퍼(David Kuper)는 “DSM-5는 DSM-5.1로 가는 시작에 불과하다.(This is only the beginnig on the road to DSM-5.1)”고 말했답니다.


2. 다축체계는 폐기됐습니다. 축을 구분하는 의미가 별로 없대서 안 쓰기로 했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 다른 비판도 없다고 하네요. 참고로 Axis III에 기재되던 상태 중 일부는 DSM-5에서 독립된 진단으로 구분되었습니다.


3. 차원적 개념이 도입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범주적 개념이 지배적이었다면, 차원적 접근이 더 유용한 장애나 특징에 대해서는 차원적 개념을 도입하려는 시도와 노력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진단 명칭이 [어쩌구저쩌구 spectrum], [어쩌구저쩌구 related] 하는 식으로 재정비 되었다고 하더군요. 예를 들면, Autism Spectrum Disorder(ASD)나 Obsessive-Compulsive and Related Disorders(OCRD)와 같은 명칭 자체가 ‘차원’을 염두에 둔 진단명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진단 기준에 severity를 측정하도록 한 장애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Alcohol use disorder의 경우, 11개의 진단 준거 중에서 2-3개가 충족되면 moderate, 4개 이상 충족되면 sever 뭐 이런 식이라는 거지요.


질의응답 시간에, 어떤 선생님이 “바뀐 진단분류체계는 (국내에서) 언제부터 적용됩니까?”라고 물어보셨는데, 저도 참 궁금하더라고요. 특히, Autism Spectrum Disorder(ASD)에 Asperger's Syndrome이 차원적 개념으로 묶이면서, 미국에서는 보험도 걸리고 엄청 논쟁이 시끄럽긴 한가 봅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해당 진단과 관련해서는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이 대두되기도 하고, 번역 및 출판의 문제도 있고 하니 당분간은 이 개정판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긴 해야겠다 싶긴 합니다.


이번 강좌를 듣고 와서 DSM-5에 대해 새삼 알게 된 건, 과연 이전 DSM-IV와의 연속성은 추구하되, 패러다임을 갈아엎고자 했던 시도대로, 구체적인 변경 사항들은 기대 이상으로 광범위하고 상세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우선은 여기까지 정리합니다. 각 진단 분류별 세부적인 변화는 조만간 정리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변경 사항들이 기대이상으로 광범위하고 상세했던 만큼, 앞으로 정리해야 될 내용도 많을 것 같습니다.


덧. 현재 전문가인 주제에 한가하니까, DSM-5가 마침 한가할 때 출간된 덕분에 다시 (여유롭게) 진단분류도 되짚어 볼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즐거운(응?) 마음으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reference

텍스트로 달까 하다가, 사진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