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지식/보통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내용

대한민국에서 임상심리사되기 Q&A

임상심리전문가 최효주 2013. 1. 2. 17:59

이 포스트는 [대한민국에서 임상심리사되기] 포스트에서 자주 받았던 질문들에 대한 일괄적인 답입니다.

 

임상심리사에 관심이 있어, 개인적으로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을 원하시는 분들은 이 포스트를 우선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1. 임상심리사가 되려면 대학원은 꼭 진학해야 합니까?

 

  >> 그렇습니다. 

 

제도적으로는 학부만 졸업하고 1년 ~ 2년 정도 관련 기관에서 수련한 게 증명이 되면 정신보건임상심리사 2급과 임상심리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시험에 응시할 수 있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사정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학력 인플레이션이 굉장한 상황이고..

특히 심리 쪽은 대학원진학률이 다른 전공에 비해 원채 높았던 분야인데다가, 임상 쪽은 다른 심리 분야 중에서도 대학원 진학률이 더 높습니다.

 

따라서 학부만 졸업한 경우라면 수련기관에 들어가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나 수도권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심리학은 학부 4년 동안에는 각각의 하위 분야의 개론수준의 강의 정도만 듣게 됩니다.

왜냐하면, 심리학은 하위 분야가 굉장히 많고, 각 하위분야는 특성이 다양합니다. 게다가 각 하위분야마다 배워야할 내용이 아주 많습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심리학 분야로 직업생활을 하려면, 학부에서는 본인에게 어떤 심리학 분야가 맞는지, 과연 심리학이 본인에게 맞는 학문인지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배워서.. 대학원에서 하위 분야에 대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2. 수련이 정말 힘든가요?

 

>> 개인마다, 상황마다 다릅니다.

 

 '수련이 정말 힘든가요?' 라고 질문하면, 답을 드리기 막연합니다. 개인마다 힘들어 하는 것이나 힘들어하는 정도가 다르고, 수련 세팅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수련이 힘들 것 같아서 지레 겁을 먹고 이 길을 포기할까 마음이 약해지는 분들이 있다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정말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나.. 되묻고 싶습니다. 

 

 

3. 다른 일을 하다가 이제야 진로를 결정해서 나이가 많은데, 다른 전공이었다는 거나 나이가 많다는 점이 대학원이나 수련상황에서 문제되진 않습니까?

 

>> 대학원 이전의 다른 전공이나 경력, 많은 나이가 문제가 되는 세팅도 있고 그렇지 않은 세팅도 있습니다.

 

그러니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나 수련현장에 대한 정보를 직접 문의하세요.

요즘 인터넷에 정보가 많긴 하지만, 디테일한 정보는 해당 기관에 속한 사람이 전해주는 게 확실합니다.

 

가능하면 학교나 수련장소의 전화번호를 찾으셔서, 본인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직접 물어보세요.

해당 기관에 관심이 있고, 꼭 가고 싶어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에겐 원하는 정보를 줄 가능성이 높겠죠.

 

그리고

 

개인마다, 자신의 과거 경력이나 전공, 나이를 자랑스러워하는 정도가 다를테고,

이게 이후에 무엇을하든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학부에서 심리학 전공 - 곧 이어서 대학원 진학 을 하지 않은 자신의 상황에 대해 오히려 장점으로 여길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다른 전공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심리학은 다양한 경험과 연륜이 장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있으니까요.

 

 

4. 돈이 많이 필요합니까? 돈을 많이 못 법니까?

 

>> 학부 + 대학원 + 수련기간 중 교육비를 따지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듭니다.

>> 학부 졸업이후의 수입은 개인의 선택과 노력,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아무래도 진로와 직업이다 보니.. '돈'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겠죠.

그리고  임상은 대학원이 (거의) 필수이고, 수련과정이 경제적인 여건을 고려해야 할 때 큰 변수이긴 합니다.

 

차근차근 살펴보면,

학부 등록금이나 대학원 등록금은 학교마다 차이가 큽니다. 해마다 바뀌기도 하고요.

그리고 대학이나 대학원 다니는 동안 온전히 자비가 들어갈 수도 있지만, 학자금을 받을 수도 있고 장학금을 받을 수도 있고 알바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수련기간 동안엔 연봉이 3000만원 넘는 분도 있고, 100만원인 분도 있고 아주 못 받는 분도 있습니다. 또 교육비로 지출을 많이 하는 수련생도 있고, 교육비를 거의 지출하지 않는 수련생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수련을 마칠 때까지 어느 정도 규모의 돈이 필요한지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평균치를 잡는다거나 어림짐작을 하기도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심지어 최소 ~ 최대를 짐작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을 듯.

 

그리고 수입은... 개인의 능력이나 상황에 따라 편차가 정말 큽니다.

어떤 사람은 능력이 좋아도 굳이 돈을 많이 벌 필요가 없어서 월 15만원만 벌어도 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열과 성을 다해 일해서 월 600 이상도 벌 수 있겠죠.

어떤 사람은 원래 1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일인데 잘 해서 110만원을 받고 다른 데 소개도 받아서 돈 벌 기회가 더 생기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제대로 못해서 금방 짤릴 수도 있겠죠.

 

그러니까 일 하는 일의 양과 본인의 능력만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아직까진. 다만 어떤 세팅이냐에 따라서 같은 노력을 들여도 수입은 다를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당을 주는 세팅에 들어가서 안정적으로 일을 하려면 능력은 기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개인과 상황 마다의 편차가 아주 크니,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답을 드리기 불가능하다는 게 제 답변입니다.

 

 

다만 사족을 좀 달자면,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자신이 선택한 진로를 포기한다면 미련이나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또는... 돈을 벌 수 있는 진로를 선택하라는 부모님의 성화에 이 진로를 포기한다면, 나중에 자신이 행복하지 않을 때 부모님을 탓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해오시는 분들에게 제가 해드리는 답변은 늘 비슷합니다.

 

돈이 얼마가 들어갈지, 얼마를 벌게될지를 고민하기에 앞서서

'돈' 과 '자신의 목표와 만족' 중 무엇이 우선순위의 우위에 있는지 먼저 고민해보시라는 겁니다.

 

꼭 임상이 아니라고 해도, 자신이 스스로 정한 '목표'를 위해 정진하는 사람은 소득이 많아도 적어도 만족하면서 행복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자신의 행복과 불행에 대해 남을 탓하지 않겠죠.

 

그러니, 임상을 하면 돈이 얼마가 들어가는지 얼마를 벌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지식을 더 쌓고 경력을 더 쌓아서 돈과 내가 선택한 직업 모두를 이뤄낼 수 있을 지를 고민하시길 바랍니다.

 

 

5. 학벌이 중요합니까?

 

>> 중요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학벌은 가치평가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입니다. 이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학부에서 서울대 / 연대 / 고대 정도 나오면 대학원 입학에서 확실히 유리하겠죠.  근데, 이런 정도의 대학을 나온 분들은 대체로 '공부'를 잘 합니다. 그러니 대학원 입학 할 때 시험을 잘 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 않을까 싶네요.

 

대학원 진학할 때 학벌이 중요한지 물어본다면, 대학원 마다, 학벌을 중요하게 여기는 정도가 다르고... 타 대학 학생들에게 개방적이거나 폐쇄적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 대학원이라도 하더라도 해마다 달라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본인이 지원할 대학원이 타 대학생들에게 학벌이 중요한지, 폐쇄적인지 개방적인지는 해당 학교에 또는 그 학교 전공자 등... 비교적 확실한 정보원에게서 확인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수련에 응시할 때 학벌이 중요하냐고 물어본다면, 학부보다는 대학원이 더 중요하긴 합니다.

어떤 수련 장소는 대학까지 보기도 하고, 어떤 수련 장소는 대학원 위주로 보고, 어떤 수련 장소는 실력이 월등한 우선순위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이니... 본인이 아직 중고등학생이라면, 가능한 좋은 학벌로 시작하면 유리한 점이 있겠고

대학생이라면 응시할 수 있는 대학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학점을 잘 따두고, 원하는 대학원의 학사 정보를 많이 알아두면 좋겠네요.

대학원 생이라면 역시 학점 잘 따두고 정신병리나 심리평가 연구법 등을 잘 배워두고, 좋은 사람이 되고, 선후배 관계를 돈독히 해두는 게 필요하겠네요.

 

 

6. 외국에서 유학하면 어떻습니까?

 

>> 장점이 될 수도 있겠고,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임상심리사로 일을 한다면, 아마도 대한민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을 하게 되리라 예상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사람들은 아무리 이중언어를 쓴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한국어'를 구사하겠죠.

 

심리검사든 상담(또는 심리치료)이든, '언어'가 중요한 매개이자 변수 입니다. 심리평가 보고서에 또는 상담을 하면서 어떤 어휘를 어떻게 구사하는지가 이후의 과정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국에서 관련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런 관점에서 각자 스스로 고민해 보시길.

 

다만, 다양한 경험을 통해 견문을 넓히려고 한다거나 교수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경우라면 유학이 경력에 도움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7. 임상심리와 상담심리 / 예술치료 / 심리치료사는 다른가요?

 

>> 어떤 점은 비슷하고 어떤 점은 다릅니다.

 

스트레스 상황에 있거나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보다 효율적인 도움을 줄 수 있고, 이를 통해 보상을 받는 다는 면에서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자격증의 종류와 취득 방법, 습득해야 하는 지식과 경력의 범위가 다릅니다.

 

 

8. (중고등학생) 임상심리사가 되려면 지금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합니까?

>>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세요.

 

때때로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심리쪽으로 진로를 정했다면서, 무슨 과목을 잘해야 하는지, 이과인데 괜찮은지, 또는 지금으로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질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고등학생이라면 앞으로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본인이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좋은 성적을 얻어 두는 게 유리합니다.

 

조금더 구체적으로는...

 

'국어'와 '영어'를 잘 해두라고 답합니다.

 

임상은 상대방의 말을 듣고, 뭔가 대꾸를 해주고 보고서를 쓰는 일이 주 업무이기 때문에 언어를 잘 다루면 좋습니다. 이런 '언어 다루는 능력'과 거의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과목이 당연 '국어' 겠죠. 그러니 국어를 잘 배워두면 좋겠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어두시길.

그리고, 영어. 심리학은 미국과 유럽에서 방대한 분량의 책과 연구들이 발표되기 때문에, 영어를 잘 한다면 상당한 잇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역사나 정치 포함)' 또는 '도덕(철학)'에도 관심을 둔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수학'과 '생물'도 잘 해두면 도움이 되겠고...

 

음악이나 미술도... 써먹을 데가 생길 수 있고...

 

세상 돌아가는 분위기에... 관심을 놓지지 않으면 좋고...

 

연예인들 가십이나 드라마도 잘 알고 있으면 괜찮고...

 

게임도 잘 알아두면 좋고...

 

요약하면, 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는 게 아니라, 뭐라도 잘 알아두고 경험해두면 좋다는 뜻입니다.

 

덧붙여서 이건 개인적인 의견인데

중고등학생이라면, 일기를 써보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