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지식/심리학개론

2-2 사회심리학

임상심리전문가 최효주 2013. 1. 2. 18:28

사회(社會, society)라는 말에는 집단 내지는 공동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고, 집단/공동체는 둘 이 이상의 사람이나 동물(때로는 곤충도)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대부분의 심리학은 미시적으로 개인의 심리적인 특징에 초점을 맞추지만, '사회심리학'은 둘 이 상의 사람의 집단에 관심을 갖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할 때, 개인의 가정환경이나 성장과정을 쭉 훑어보려 할 것이다. 이력서에 포함되는 자기소개서에 개인의 성장과정을 기재하라는 요구는, 지원자의 개인적인 특징을 이러한 배경을 통해 파악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어떤 개인을 이런 식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는 일반적인 심리학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사회심리학은, 이러한 개인이 '혼자 있을 때'와 여럿이 있을 때 행동과 태도가 달라진다는 현상에서 출발한다. '누구'와 같이 있는지, '같이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되는지, '같이 있는 장소'는 어디인지에 따라서 개인의 태도와 행동 생각은 그때그때 달라진다. 그리고 이러한 '집단'은 나름의 특징이 있고, '개인'은 이 '집단'안에서 개인의 독특한 성향을 발휘할 수도, 묻어버릴 수도 있다.

즉, 사회심리학은 '개인'보다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있고 '개인'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개인이 '집단'으로 뭉쳐졌을 때 어떤 태도를 보이고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는 가정-동네-도시/시골-국가-대륙 등으로 확대되는 공동체의 범위를 알고 있으며 학교/직장/군대/정당/NGO/노사 등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모인 공동체도 알고 있다.

어떤 공동체는 쉽게 만들어졌다가 금방 사라지기도 하지만, 어떤 공동체는 한 번 만들어지면 몇 백, 몇 천 년이 계속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라는 공동체에 속해 있으면,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당신은 아마도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인간'과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우리가 역사시간에 배운 만큼, 긴 시간 영속되어 왔다. 그러나 내가 중학생 신분으로 '학교'라는 공동체에 소속되었던 시간은 3년에 불과한 것처럼, 짧은 시간 소속되는 공동체도 있다.

따라서, 사회심리학은 특정 문화권이나 국가, 단체의 특징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며 이러한 특징이 '개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고자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심리학은 '문화인류학'과 공통된 부분이 있겠다.

한편, 피터팬 신드롬, 베르테르효과 등은 어떤 사회의 특정 기간 동안의 주요한 issue나 특정 개인의 행동이 많은 개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정의하는 단어들이다. 이러한 단어들은 사회심리학에서 생성되는 개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은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바넘효과나 스톡홀롬 증후군 같은 단어들은 사회심리학에서 정의된 개념들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사회심리학은 대중을 대상으로 실험/연구를 많이 한다.

가장 유명한 사회심리학 실험으로는 1963년 미국의 심리학자인 밀그램(Milgram)의 복종실험이 있다. 이 실험의 요지는 이렇다. 절대 개인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누군가에게 처벌로 200볼트 이상의 전기 충격을 가하는) 누군가의 명령을 받는다면(이렇게 하라고 윗사람이 지시) 복종하여 이런 살인행위에 준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로, 전쟁 당시 명령에 복종하여 대량학살을 감행한 졸병들보다는 이러한 행동을 지시한 군부의 지휘책에 거의 절대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가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집단의 행동을 실험할 때가 있는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직선 A와 직선 B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길이가 똑같다. 그런데 10사람 가운데 9사람이 모두 A가 길다고 답하면(이 사람들은 모두 짜고 이렇게 답함) 남은 1명은(실험 대상임) 뭐라고 답할까? 소신대로 두 직선이 같다고 할까? 아니면 참 어리석은 답이긴 하지만 집단 분위기에 따라서 A가 길다고 답할까? - 뭐 이런 실험이다. (열에 아홉은 A가 길다고 답한다. 집단의 힘이란 이렇게 무섭다 - 왕따 현상을 이러한 실험과 관련 지어 설명하는 사회심리학자도 있다) 이게 사회심리학에서 많이 하는 실험 내용이다.

대중은.. 대중이기에 사회심리학에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사회심리학에서의 실험은 참 재미있고 결과는 대체로 흥미롭다. 사회심리학과 관련된 서적들은 대체로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며, 일상생활에 상당한 도움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수년간 베스트셀러가 된 '설득의 심리학'도 사회심리학. '설득' 이란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니까.

범죄심리학은 사회심리학에서 파생된 심리학분야. 범죄란 필연적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며, 때로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에 역행하는 행동이니까. 범죄라는 개념에는 '타인'이나 '사회 전반의 분위기, 규칙'이 포함되어 있잖은가.

광고심리학도 사회심리학에서 파생된 심리학 분야. 이것 역시 '설득'하고 상대방의 태도/감정/행동을 바꾸려는 것이니까.

산업 및 조직심리학은 당연히 사회심리학에서 파생된 심리학 분야.

사회심리학은 배울 땐 무척 재미있는데, 막상 시험을 보려고 하면 골머리가 아프긴 마찬가지다. 매우 광범위하고 외울 게 너무 많다. 나의 이 지식 역시... 수박 겉핥기 식에 지나지 않음이 부끄럽지만, 그래도 대중보다는 사회심리학을 조금은 더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대중에게 이런 지식을 알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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