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어권의 외국인이 쓴 영어 소설이라, 문체가 쉽고 내용도 동화같다는 서평을 먼저 읽고 시작했는데,
처음 내용부터 동화스럽지 않았다. 작가의 말솜씨나 유머감각이 탁월해서 부담을 낮출 뿐이다. 소설 속 현실은 시종일관 긴장감이 느껴지고 무겁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평화로운 시절을 회상하지만, 마음을 뭉근하게 누르는 시대의 무게는 책을 읽고 있는 내게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성장소설 특유의 갈등, 긴장 뭐 이런 것 말고도. 당시 아프가니스탄의 시대적 배경은 우리나라의 어떤 시대와 닮았다.
전쟁은 그 땅의 사람들을 대대손손 망가뜨린다. 오랜 전통은 순식간에 넝마가되고 사람들의 정신은 유린된다. 우리나라가 그랬고 아프가니스탄도 그렇다.
결말은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충분히 희망적이니까.
'천번이라도 해줄게'
책 서평에서 봤을 땐, 그저 그런 낚시 글 같은 의미 없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가슴 뭉클한 약속이 되었다.
비극을 싫어한다면 읽지 마시길.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읽어보면 좋은 성장 동화. 흠뻑 빠져 읽을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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