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샤를 코딩하는 과정에서 특수 점수 코딩은 많은 선생님들을 곤란하게 하지요.
그 중에서도 가중치가 높게 책정되었으면서도, 생각보다 흔하게 출현하는 ALOG는, 이걸 지금 주는 게 맞나? 너무 과한가? 이런 고민을 가장 많이 하게 하는 특수채점 항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슈퍼비전을 하다보면, ALOG와 관련해서, 각각 다른 선생님들께 반복되는 설명을 할 때가 있는데요
오늘은 시간도 좀 있고, 생각도 난 김에, 제가 알고 있는 ALOG의 채점 기준에 대해서 소개를 해드릴려고 합니다.
로샤 검사에서 카드의 그림은 잉크 반점 영역과 흰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잉크가 묻어 있어 색이 있는 영역 = 잉크 반점의 안쪽 (C, C', Y, V, T)
잉크가 묻어 있지 않은 흰 바탕 = 잉크 반점의 밖(space)
잉크 반점의 안과 밖의 경계 = 선(F, M, FM, m, FD)
만약, 저 위에 있는 그림 중 검정색 부분을 누군가가 "곰팡이로 보인다"고 답했다고 가정을 해볼께요.
"곰팡이로 보인다"는 말에 대해 로샤 질문단계를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저 잉크 반점의 어떤 점 때문에 '곰팡이'로 보였는지"를 확인해야겠죠?
로샤 검사의 질문 단계에서 추구하는 '올바른 근거(reference)'는 잉크 반점의 생김(F, M, FM, m, FD), 색(C, C') 또는 면의 속성(Y, V, T) 입니다.
만약, 왜 '곰팡이'로 봤는지 설명하는 과정에서(발화된 문장의 구성 성분 중에서), 반점의 위치, 색, 면 또는 면의 속성에 해당하는 이유가 아닌 다른 뭔가가 포함되었다면, 우선 특수점수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이유로 곰팡이로 보였다'고 설명할 때, 가장 처음으로 든 이유가 잉크 반점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면, 우선 ALOG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김씨 : 저 부분은 곰팡이로 보이네요.
이씨 : 그림의 어떤 점 때문에, 곰팡이로 보였을까요?
김씨 : 옆에 썩은 것처럼 보이는 사과가 있잖아요.
이렇게 곰팡이를 본 근거로 옆에 있는 사과를 쓰는 경우, ALOG가 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썩은 사과가 옆에 있어서 곰팡이로 보였다는 설명에는, 곰팡이라고 본 잉크 반점과 관련된 바람직한 근거 = 곰팡이를 본 잉크 반점 자체의 생김이나 색 또는 면의 속성 그 어느 것도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 ALOG를 코딩하는 기준은 매우 명확합니다. 하지만 막상 검사 상황에서 만나는 프로토콜에서 ALOG를 코딩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자꾸 구분하려고 애쓰다 보면, DV나 DR 보다도 잘 보이는 게 ALOG 입니다. 그리고 ALOG를 발견하는 게 훈련이 되면, 일반적인 대화를 나눌 때도 논리적인 문제를 잘 발견할 수 있게 된다는, 의외의 능력이 개발되기도 합니다.
아무리 책을 봐도 ALOG를 어떤 기준으로 코딩하는지, 이해도 납득도 잘 안된다고 느껴지시는 분들께 약간이라도 참고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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