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안정적인 가정 환경에
적당히 똑똑하고 공부도 꽤나 잘 하고
외모 면으로도 딱히 모나지 않고,
전반적으로 별로 모자랄 게 없는데도, 만성적인 우울증으로 진단이 나가는 경우가 많이 있다.
너무 평가적인 환경이나 사회 분위기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것 같은데
때로는, 결핍이 결핍되었을 때의 문제인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요즘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어딜가든 뭘 하든, 뭔가 의미가 있든 성과를 내야 하는 것 같다. 공부도, 운동도, 미술도, 음악도, 컴퓨터도, 게임도 마냥 재미로만은 하지 않고 남들보다 잘해야 하거나 어제보다 나아져야 하거나
하물며 놀러를 가도 뭘 먹어도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겨와야 하고.
뭐랄까, 그냥 정말 아무짝에도 쓸 데가 없는 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게 뭔지 잘 모르는.
잠깐이라도 멍을 때리면 큰 일이 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는 심지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는.
뭔가를 타고 이동할 때는 물론이고 걸어다니는 동안에도 핸드폰을 쳐다보고, 도무지 감각기관과 뇌가 쉴 시간이 없는.
정말 '휴식 시간'이 없는 아이들.
특히, 어른들 말을 잘 듣는 성실한 아이들이 유독, 자기가 왜 우울한지도 모른채로 오랜 시간 지내다가 어느 순간 '왜 자꾸 죽고 싶은지 모르겠어요'라며 상담소를 방문한다.
앞으로 현장서 더 자주 마주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세상이 편해지는 건 맞지만, 세상이 좋아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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