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0일도 이제 오후 6시가 다 되어 가니까, 2023년이 열흘 정도 남은 걸로 하자.
열흘.
365일 중에 10일 남은 거네. 2023년 시작할 때, 올 한해는 또 어떻게 보내게 될까 막막하기도 했었는데, 이제 고작 열흘 남았다.
2023년 시작할 때, 야심차게 기획했던 심리검사 워크샵들은, 나름 성황리(?)에 진행이 됐다. 그래서 2024년에도 다시 한 번 진행해보려고 한다. 올해에 잘 됐다고 내년에도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올해보다는 내년에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애쓰면서, 또 열심히 준비하고 진행해야지.
2023년에는 상담이랑 검사를,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했었는데, 그러길 잘 한 거 같다. 체력 면에서도 그렇고, 마음 면에서도 내가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내년에는 올해보다는 검사를 좀 더 해볼까? 하는 생각은 있다. 올해에는 진짜 검사를 적게 했다.
슈퍼비전은, 하면 할수록 쉬워지는 부분도 있고 더 어려워지는 부분도 있다. 익숙하다고 방심하지 말고, 늘 감사한 마음으로 친절해야지 라고 다짐하고 있다. 실제로, 감사한 마음은 늘 느끼고 있다. 다만 일이 많아지고 컨디션이 나쁘면, 피곤한 기색이 금세 나타나는 거 같다. 슈퍼비전으로 선생님들을 만날 때면, 정말 내가 말 하는 한 마디 한 마디를 정성스럽게 듣고 이해하려고 애쓰시는 것 같이 느껴진다. 한 마디 한 마디를 더 조심해야지. 다정하고 좋은 분들이니까.
2023년 5월에 시작한, (나에게는) 거대한 프로젝트는 사실 올해 말에는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었으나, 실패. 아직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내년 1월까지로 연기가 되었다.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면, 블로그에 자랑해야지. 꼭, 할 거야. 자랑.
올 해 있었던 중대 이벤트 중에 하나는 트위터가 엑스로 바뀐 일이다. 덕분에 나는 트위터를 거의 접었다. 트위터는 세상 돌아가는 일을 휘뚜루마뚜루 알 수 있었던, 소소하게 재미있던 내 일상의 일부분이었는데, 지금은 간간이 들어가서, 휙 훑어보는 게 전부다. 뭔가 인생의 어떤 한 챕터가 끝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트위터 안 하는 대신에, 책을 한 글자라도 더 보지 뭐 했었는데, 트위터 안 한다고 딱히 책을 막 더 열심히 본 건 아니었다.
아, 맞다. 나 올해 유투브에도 나왔지. ㅎㅎㅎ 유니크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센터를 이전했다. 원래 내년 상반기에 진행하려고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엄청 일정이 앞당겨졌다. 3년 동안 생각보다 짐이 많이 늘어서, 이사하는데 품이 많이 들었고, 중간에 이런저런 행정 일들이 자질구레하게 많았다. 지금은 센터 이전이 완전히 마무리가 되었다. 인테리어부터 가구며 소품 모두 내가 직접 선택해서, 아주 만족하면서 일하고 있다.
이번 주 주말이면, 아이들은 겨울방학을 하고 내년에는 4학년이 된다. 세상에, 내년에 우리 애들이 고학년이다. 맙소사. 이렇게 생각하면, 시간이 정말 빠른 거 같다. 그래, 빠르긴 빠르지. 내가 벌써 40대 중반이라니.
올해엔 식구 수대로 돌아가면서 코로나에, 헤르판지나에 마지막엔 독감까지, 두루두루 역병에 시달렸다. 내년에는 모두모두 아프지 않고, 아프더라도 빨리 낫기를.
올해엔 더 글로리부터, 스위트홈 시즌 2까지 남들 많이 보는 드라마도 꽤 잘 챙겨봤다. 호불호를 떠나 다양한 비판을 받았지만, 수리남이 재밌었다. 특히 변기태 역할을 맡으셨던 조우진 님 너무 멋졌음. 스위트홈 시즌 2가 별로라는 평가가 많지만, 나는 재밌게 봤다. 더 글로리는 말 할 것도 없이, 아주 재밌게 봤다. 이도현 배우님, 얼굴이 내취향임. 카지노도 끝까지 다 챙겨보긴 했는데, '화무십일홍'이라는 메시지가 좋았다. 최근엔 아이들과 함께 힘센여자 강남순을 시작했는데, 애들은 끝까지 보고 나는 중도에 하차했다. 국민사형투표와 마당이 있는 집? 종이달, 무빙은 시작은 했다가 거의 초반에 다 중도 하차 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 중에서는, 올빼미와 스틸 앨리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뒤늦게 본 볼한당도 괜찮았다. 혼자 조용히 집중하면서 봤는데, 왠지 BL 만화를 영화로 옮긴 것 같은 감성이 느껴졌고, 후기를 찾아보니, 내가 본 게 맞았구나 싶었다. 아이들이랑 같이 드림을 봤는데, 애들 취향엔 잘 맞았다. 그러고 얼마 전에 아이들과 같이 아바타 물의 길을 봤는데, 역시 시각적인 자극은 내가 영화를 즐기는 우선순위에서는 높지 않은 걸로... 애들도 영화가 너무 기니까 결국 집중 못하고 중도 탈락... 비공식작전을 보고 싶은데, 늘 볼 때마다 시작하는 장면에서 꺼버린... 혼자라도 봐야지.
원래 예능을 막 즐겨보는 건 아니지만, 피지컬 100과 사이렌 불의 섬을 아주 재밌게 봤다. 우리 어린이들의 최애는 더 존이었다. 데블스 플랜은 보다가 하차했다. 기획은 좋았는데, 참가하는 사람들의 케미가 좀 아쉬웠다. 너무 조직화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싶은... 요즘엔 씽어게인 3을 정주행하고 있다. 응원하는 가수가 몇 분 있는데, 높이높이 올라가면 좋겠다.
이번 시즌엔 좋은 무대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가장 좋게 본 무대는 '나를 떠나가는 것들' 이다. 조회수를 비교해보면, 나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내 나이가 나이이니 만큼, 나를 떠나가는 것들 이라고 하니, 왠지 더 감정적으로 와닿은 것 같기도 하다. https://youtu.be/NhK3Rfyqiz4?si=mlnsZ9PHgZcFdL0h
올 해엔, 포항도 다녀오고 가평도 다녀왔다. 오랜 만에 스파비스도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다. 하지만 아마도 아이들이 더 크면, 여기는 재미가 없어질 것 같은. 내년엔 온천에 다녀와야지. 그러고 보니 1월에 곤지암리조트도 다녀왔던 것 같은데, 나는 뭐 스키를 탄 것도 아니니, 나에겐 의미 없었고 딸냄이랑 물놀이를 했던 기억만 있네.
그나저나, 올해는 무슨 책을 읽었더라.. 책을 많이 사긴 했는데. 아! 올해 읽은 책 중에서는 동화책이 좋았다. 알사탕과 긴긴밤. 강추강추! 아마 기억의 뇌과학도 올해 읽은 거 같은데, 이 책도 강추강추. 도둑맞은 집중력이랑 과식의 심리학 둘 다 읽다가 말았다. 마무리를 하게 될 지는 모르겠는데, 언젠간 일을까? 요즘은 던바의 수를 읽고 있는데, 너무 좋다. 짬 날 때마다 틈틈이 읽어서, 이 책은 마무리를 하고 싶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도파민네이션을 올 해 읽었구나. 도파민네이션 짱짱. 이것도 강추!!
에휴, 책 좀 고만 사고, 사놓고 읽지 않은 책이나 틈틈이 봐야겠다.
혼자 있는 시간에 보는 드라마, 가족들과 같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다르다. 영화도 그렇고.
책은 온전히 혼자 있을 때나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젠 제법 가족과 함께 있을 때도 책을 읽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년에도, 가족들과 함께 또는 혼자 조용히 있는 시간을 여유 있게, 그러면서도 알차게 보내고 싶다. 아, 여유가 있든 알차든, 일단 큰 일을 마무리를 짓고 나서 계획을 좀 해보는 걸로.
P.S
이런 소소한 일기를 누가 읽어보기나 할까 싶지만, 이 블로그 방문해서 이 글을 읽는 분이 올 한 해를 무탈하게 마무리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