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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할 수 있는/임상, 상담 심리 지식

심리평가는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상담 장면에서 우리는 내담자를 만나며 자연스럽게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패턴인가?”
“혹시 이게 핵심일까?”
“이 사람은 이런 성향이 강한 것 같아.”

이때 떠오르는 짐작, 예상, 해석, 의견들은 얼핏 보면 ‘이해’처럼 느껴지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모두 가설에 가깝습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생각들이기 때문입니다.

 

가설이 세워지면, 그 다음은 검증입니다

가설은 한 번 세워지면, 자연스럽게 검증절차를 시작하면 됩니다. 우리(검사자, 평가자, 상담자)가 가진,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근거는 '심리검사 결과' 입니다.

각각의 검사 결과를 통해

  • 이 가설이 지지되는지
  • 혹은 지지되지 않는지를 검토하고
    여러 자료(행동관찰, 면담 포함)를 교차해서 살펴본 뒤, 그 가설을 채택하거나 기각하면 됩니다.

가설이 기각된다는 것은, 내가 틀렸다는 뜻이 아닙니다

가설이 지지되지 않을 때, 많은 상담자들이 이렇게 느낍니다.
“내가 잘못 생각했나?”
“내 해석이 틀렸나?”

하지만 이때 더 정확한 표현은 이쪽에 가깝습니다.
“이번 가설은 기각되었네.”

이 표현은 마음도 훨씬 편하고, 임상적으로도 정확합니다.
내가 틀린 것이 아니라, 이번에 세운 가설이 검사 결과로는 지지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할 일은 단순합니다.
기존 가설을 내려놓고, 새로운 가설을 세우면 됩니다.


사례개념화 과정에서, 생각했던 것과 검사 결과가 다르면

이게 왜 이러지? 잘 못 생각했나?
내 생각이 틀렸나?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면, 스스로를 비난하게 될 수 있습니다. 생각한 것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내 생각을 바꾸는 게 아닙니다. 
그냥, 가설을 다시 세우면 됩니다.

가설은 고정된 신념이 아니라, 언제든 수정 가능합니다.

이 사고방식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가설–검증이라는 사고 절차는 저절로 몸에 배지 않습니다.
익숙하지 않을 때는 원래 하던 방식, 즉 인상에 기대어 단정하는 방식으로 쉽게 돌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연습해야 합니다.
어색하더라도 이런 표현을 실제로 말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이번 가설은 지지되지 않았네요
  • 이 가설은 기각하고, 다른 가설을 세워보겠습니다

심리평가는 통찰의 한순간이 아니라,
가설을 세우고 → 검증하고 → 수정하는 반복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내재화할수록, 사례개념화는 점점 더 안정되고 정교해집니다.

어쩌면, '가설', '검증', '기각' 이라는 단어가, 논문 쓸 때 쓰던 단어들이라서,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쓰세요^^ 심리평가 과정이 '가설 검증 과정이 되려면' 우리가 이 과정에, 이 용어에 익숙해 져야 하니까요. 그래야, 내 생각과 다른 검사 결과의 다른 면면에 '있는 그대로' 보이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