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일기 비슷한 거

기억하고 싶은 일들

임상심리전문가 최효주 2024. 8. 17. 12:38

2024년은 어쩌면 아주 특별한 한 해로 기억이 될 것 같다.

 

작년 5월에 시작된 책 쓰기 - 출판 프로젝트는, 이제 마무리가 되어간다.

다음 주 중으로 점진적으로 서점에 책이 풀릴 거라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일 때, 장래희망 중 하나가 '작가'가 되는 거였는데 이제 그 꿈을 이룬 거 같다.

블로그 운영한지도, 사실 싸이월드 미니홈피부터 따지면 이십년이 넘었고, 트위터에서도 꾸준히 뭔가를 써왔다. 두서가 없고 모이는 글이 아니라 그렇지. - 그래, 내가 글 쓰는 거 자체를 좀 좋아하긴 하지.

 

사실, 임상심리사들은 글을 정말 많이 쓴다. 심리평가보고서는 글을 쓰는 거니까. 그런데, 우리가 쓰는 보고서는 독자가 극소수이다. 아무리 글을 잘 써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극히 적다. 그래서 글을 그렇게 많이 쓰면서도, 정해진 형식의 보고서이기도 하고, 글을 쓰고 있다는 느낌은 적었다. 보고서를 잘 쓰고 싶었고, 잘 쓴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런 생각이 늘 있었다.

'이렇게 잘 쓰면 뭐 하나...'

작년 5월에 출간 제의를 받고, 겨울에 원고 작업을 하고, 올해 봄에는 교정, 편집 과정을 거쳤고, 이제 인쇄를 시작했다고 한다. - 아주 설레고 정말 가슴이 두근두근 한다.

 

이 책을 들고, 고마운 분들과 지인들을 하나 둘 방문하는 상상을 하면, 괜히 부끄럽고 재밌고 그렇다.

 

그리고,

우리집 어린이 1호는, 다니는 태권도 학원에서 시범단 권유를 받았다고 한다. 태권도 학원에 다닌지 3년이 넘었다. 아무래도 공부 쪽으로는 안 될 것 같고, 운동 쪽으로는 괜찮을 것 같아 보이는 어린이다. 팔다리가 길쭉해서 운동을 하면 폼이 좋다. 시범단에 들어가면, 우리 어린이가 최연소라고는 하는데, 그건 우리 어린이 말이라... 진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태권도를 열심히 하기도 하고. 뭔가, 우리 어린이의 이런 면을 인정받은 것 같아서, 내가 다 뿌듯하다. 시범단에 들어가면, 대회도 나간다고 하는데,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자랑스럽고 기대되고 그렇다. 사진이랑 동영상 많이 찍어줘야지.

어린이 2호는, 9월에 피아노 콩꾸르에 나간다. 피아노 시작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콩꾸르를 나간다니... 신기방기하다.

 

나도 참, 이런 데 애들 자랑 쓰는 거 보면, 팔불출이다 싶은데, 이 블로그는 내가 일기 비슷한 걸 쓰는 유일한 채널이다. 요즘은 어디에 써놓지 않으면 자꾸 까먹고 가물가물하고 그렇다. 그래서 일단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은 이렇게라도 적어두는 수 밖에.

 

 

여전히, 어쩐지, 별 일 없어도 마음 한구석은 무겁고, 이렇게 좋은 일이 연이어 생기면, 또 무슨 나쁜 일이 닥쳐오려나 하는 괜한 생각도 들고 그런다.

 

그래도 뭐, 올해 8월은 좋은 일이 많았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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