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자신이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샅샅이 다 아는 것 같아도
사람은, 인류 역사상, 단 한 사람도 스스로의 실물을 직접 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거울을 보지 않으면, 자기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게 사람이다.
거울이 있어도 내 목덜미 뒤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내 몸 구석구석 못 보는 곳도 생각보다 많고, 내 몸 속이 어떻게 기능하는지도 모른다.
마음만 있으면 될 것 처럼 여기고, 머리가 제일 똑똑한 줄 알지만, 사람은, 자신의 몸뚱아리가 아까 입으로 먹은 음식을 어떤 경과를 거쳐서 에너지로 변환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 한다. 그런 건 몸이 다 알아서 하니까.
그렇다. 머리는 알지도 기억하지 못 하는 걸, 오히려 둔하고 이성도 없는 몸뚱아리가 대단히 스마트한 시스템을 작동시키며 성실하게 해내고, 과거 경험을 아주 오래 분명하게 기억하기도 한다. 몸의 기능과 기억의 주로 생존과 직결돼 있다.
머리는 자꾸 망각을 하지만, 몸은 한 번 기억하면 습관이 되어 아주 오래 유지해준다. 몸은, 이성도 없으면서 정말 스마트하고 성실하다.
머리에 각각의 우주가 있는 줄 알았는데, 세상의 신비와 각자의 우주는 몸뚱아리에 더 집약돼 있는 거 같다.
우리는 우리의 몸을 좀 더 존중하고 아껴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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