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의 단점이, 그런 그 사람의 단점과 평생 함께 할 거라는 것이
숨막히게 답답해질 때
나 혼자만의 문제로도 세상을 헤쳐나가는 것도 벅차서
더 이상 그 사람의 문제로 끙끙 앓는 게 지겨울 때
한 사람과 그렇게 가깝게 지내서 너무나 싫어한 나의 모습을 계속해서 발견하는 게 못견디게 나를 죄여올 때
모든 역경을 다 견디고 내가 갖고 있는 한계를 뛰어넘어
한 단계 성장해야만 하는 발달과업의 한 과정을 겪어야만 한다는 책임감에서 도망쳐버리고 싶을 때
나와 우리의 관계로 인해
너무나 괴로워하는 그를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
내가 억지로 부여잡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관계를
완전히 포기해버리고 싶을 때
하지만,
진짜로 헤어져 버리자고 말 할 용기는 생기지 않아서...
혼자서만 속으로
우리집에 나를 바래다 주고 집에가는 그를
친절히 배웅해주며, 우리 집 앞에서
돌아가는 그의 뒷통수에 "안녕"이라 속으로 되뇌이면서...
그가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든다.
"안녕...잘가...미안해..."
그의 모습이 더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고
집으로 걸어오는 그 짧은 길에
불현듯 외로워져서
아직 정말로 헤어져버리지 않은 현실에 감사
아직 내게 있어주는 그에게 고마움
지금도 이렇게 혼자 목매이며
안도하는 나에게
"한 번더 참고 견뎌줘서 고맙고... 대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