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심리전문가 최효주 2024. 6. 20. 17:09

손가락을 다친지 한 달이 지났다.
석가탄신일 있던 그 주 일요일이었는데, 아침을 준비하려다가 왼쪽 중지를 다쳤고, 바로 응급실로 갔다.

손가락 끝을, 여덟바늘 정도 꿰맸는데 손톱을 뚫어서 꼬맬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지금은 붕대도 떼고 밴드도 뗐다.

하지만 키보드 자판 ㅇ과 ㄷ을 치는 게 어렵다.

컴퓨터 키보드를 써야 하는 업무를, 핸드폰이나 탭에서 대신하고 있다.

답답하기도 답답하고, 일처리가 늦어지니 일이 자꾸 밀린다.

밴드까지 다 떼고 하루 이틀 지났을 땐, 뭐가 덧 난 건지, 상처난 곳이 빵빵하게 부풀어서, 진료를 보고 항생제를 타와서 먹었는데… 부종이 너무 심해서 갑자기 2키로가 늘고, 얼굴은 달덩이처럼 붓고 ㅜㅜ

손가락을 이렇게 다쳐 보셨다는 분의 말씀으로는 다 나으려면 2년은 걸릴거라고 하는데… 아, 난 완치는 바라지도 않고 신경은 돌아오지 않아도 되니, 그냥 타자 좀 편하게 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다친 당일부터 보름 정도는, 물이 닿으면 절대로 안 된다고 해서 한 손으로만 씻어야 해서, 씻을 때 엄청 불편했다. 씻을 때 마다

“그래, 부분의 합은 전체와 같지 않지.”

라고 생각했다.

두 손으로 씻을 때 보다, 한 손으로 모을 수 있는 물은 절반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적었다.

한 손으로 씻으니, 두 손을 쓸 때에 비해 시간이 두 배가 아니라 세 배가 됐고, 만족도는 떨어졌다.

참, 그 손가락 좀 다친 게 이리 대수인가…


그 한 달 동안
아이들은 알러지성 천식과
원인모를 기침
을 돌아가면서 앓았다.

강아지는 다음주에 슬개골 2차 수술이 예약돼 있고
다른 식구 한 분은 허리 통증이 심해져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며칠 동안은 밤마다 애들 기침소리에 잠을 설쳤고

긴 기침이 끝나고 나니 모기 앵앵대는 소리에 잠을 설쳤다.

이러니저러니 순탄하지 않은 일상이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일상이기도 하다

딸내미랑 드라마 정주행도 하고 있고
지하철에서 책도 읽는다

들고 다니는 가방이 괜히 무겁고 겨울 가방 같아서, 거의 10년 만에 가방을 하나 새로 샜다.
토요일에는 도착하려나…

작년 5월에 시작한 장기프로젝트는 이제 막바지 작업을 할 예정이다.

8월이면, 부디 좋은 소식 올릴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