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양조위의 눈빛에 대한 이야기를 최근에 여러 사람한테 여러 상황에서 자주 들었다. 그리고 화양연화에 나온 두 배우의 연기와 왕가위 감독의 연출, 영화음악에 대한 좋은 이야기도 계속 듣게 됐다. 그래서 좀 궁금해졌다.
화양연화가 도대체 어느 정도길래… 하…
때마침, 시간이 빌 때가 있어서, 이 영화를 결국 보긴 봤다.
그리고 내가 영화에서 본 건,
비가 자주 내리는 홍콩의 날씨와 거리
좁은 공간에서 북적이고 소란한 사람들
그렇지만 못생기고 지저분해보이지 않게 보이는 세련되고 감각적인 장면
그리고, 배우자의 외도에 괴로워하는, 서로에게 끌리지만 배우자처럼 부도덕해지고 싶지는 않은 선남선녀.
양조위의 눈빛은 모르겠지만
장만옥이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어쩜 그렇게 입고 나오는 옷마다 잘 어울리는지. 딱 봐도 촌스러운 무늬인데 장만옥이 입으니 아주 매력적으로 보였다. 화장도 머리도 그 시절인데, 그냥 예쁘다... 패션의 완성은 그냥... 사람인건가..
영화 음악은… 소리만 놓고 보면 너무 두드러져서 뜬금없다 싶지만, 너무 절묘하게 상황과 마음을 설명해줘서, 아, 음악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싶었다(어쨌든 신선하고 좋았다는 의미).
하지만, 이 영화를 누군가에게 추천한다고 하면, 약간 글쎄..다 싶다. 좋은 영화이고 잘 만든 영화이고, 만들어진 시대를 빼고 봐도 유니크한 영화인데 대중적이진 않다…(딱히 재미가 있는 건 아니라는…) 라고 쓰고 보니, 이래서 좋은 영화라고 하나 싶네.
그리고 어떤 장면장면은, 소리와 함께 기억이 날 것 같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