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할 수 있는/형식 없는 감상평
독후감,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
임상심리전문가 최효주
2024. 7. 17. 15:08
딸이 사고 싶은 책이 있다고 졸라서, 같이 동네 서점에 갔다가 아이 책 사면서 같이 고른 책이었다.
박완서 선생님의 책은, 언제가 한 번은 읽어보지 않았나 싶었는데, 곰곰이 따져보니 처음인 거 같다.
외딴방은 신경숙 님 꺼고, 토지는 박경리 님 꺼고…
왠지, 내 마음 속에서 세 분이 은근 비슷했나보다 싶다. 사실은 완전완전 다른 분들인데….
암튼, 이 소설은 박완서 선생님의 자전적 성장소설이라고 한다. 일제시대 말부터 육이오가 발발하기까지, 박완서 선생님의 성장과 한국사가, 정말 신날하고 냉소적이면서 유려하고 풍부한 표현들로, 아름답고도 딴딴하게 묘사되어있다.
뭐랄까… 글을 읽으면, 시원시원하면서도 완고한 면이 있는, 굳은 심지를 가진 청개구리같은 박완서 선생님의 성향이나 고집이 느껴진다랄까.. 아주 매력적인 글이다.
작년까지 계속 전공서적이나 인문학 분야의 책을 읽었는데, 올해는 자꾸 소설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번에 읽었던, 정세랑 님의 옥상에서 만나요도 좋았는데,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충격적으로 좋았다. 아주 신선하고 역사나 사람에 대해 공부가 되는 느낌이었다.
이 소설의 후속으로 나온 소설이, 그 산이 정말 거기있었을까 라고 하는 거 같다. 그것도 읽어봐야지. 언젠가.
그리고 박완서 선생님의 글을 더 많이 보고싶다. 딴딴하고 냉소적이면서도 정확하고 풍부하면서도 아름답고 따듯한 문장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다.
(뭔가 사 모을 게 생겨서 내심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