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심리전문가 최효주 2020. 9. 23. 12:49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칭찬은 중요합니다.

 

특히나 칭찬은 누군가의 기분을 북돋아 주어야 할 때나 교육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칭찬에 미숙해서, 어떨 때 / 무엇을 / 어떻게 칭찬해야 할지를 잘 몰라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상담심리나 임상심리를 하는 사람들은 늘 사람을 대하고

선생님이나 부모만큼 상대방을 잘, 자주 칭찬해야 하는 사람들인데도

칭찬을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 어쩌면, 본인이 칭찬에 미숙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게 다행일 지도 모르지요.

 

칭찬에 미숙한 사람이 칭찬을 잘 또는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마구마구 칭찬하면, 상대방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뭐 이렇게라도 연습하면 좋기야 하겠지만,

과도한 칭찬으로 오히려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도 있으니

이왕 연습할 거, 효율적으로 연습하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일단, 칭찬을 왜 해야 하는가 부터 고민을 좀 해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 무엇을 / 언제 칭찬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겁니다.

 

그러게요. 왜 칭찬을 해야 할까요? 칭찬을 왜 하지? 왜 굳이 칭찬이어야 하지?

 

칭찬은 (1) 교육 (2) 관계 면에서 효용이 있습니다.

 

긍정적인 행동, 좋은 행동을 강화할 때 칭찬이 효과가 있습니다.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고 훈육하는 것만큼, 칭찬으로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하면 교육적으로 좋습니다. 그리고 훈육과는 달리, 관계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낮고요.

네, 그렇습니다. 칭찬은 비단 교육적인 효과만 있는 게 아니라, (2) 관계 자체에 윤기와 활력을 더해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누군가의 무언가에 대해 칭찬을 하려면, 상대방의 '선한 의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 '선한 의도'가 '강화'되어야 할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칭찬'을 하려면, 우선 '선한 의도'를 찾아야 합니다. '선한 의도'를 찾는 힌트는 '무엇을 강화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관계가 있습니다.

 

공부를 해야 하는데 너무 하기 싫어서 마음이 불편할 때에도

 

우리는 ‘선한 의도’를 토대로 칭찬꺼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공부를 해야 하는 걸 알고 있지 않다면, 하기 싫을 때 마음 편~하게 공부 아닌 무언가를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불편한 건, 공부의 필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일 거에요.

 

또는 공부를 하지 않았을 때, 혼날까봐 걱정이 돼서 마음이 불편하다면, 누군가와의 관계를 해치고 싶지 않거나 혼나서 마음이 상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공부를 안 하면 마음이 불편한 거겠죠.

 

어쨌거나 돌고 돌아 결국 자신을 위하는 마음이 있어서, 공부를 하긴 해야 하는데, 안 하고 있으면 마음이 불편한 걸 거에요.

 

이렇게, ‘불편한 마음’ 안에 ‘자신을 위하는 마음’이 있다는 걸 알아주고 반영해주면, 그게 곧 칭찬이 되겠죠.

 

 

실제로 공부를 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공부하기 싫어 마음이 불편하다’는 사소한 순간에도 ‘자신을 위하는 마음’이 있다는 걸 느끼면, 스스로를 생각보다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걸 인지하게 되겠죠.

 

그리고.. 불편한 감정에도 '좋은 의도'가 있다는 걸 경험적으로 인식했을 거에요. 그러면... 나중에라도 자신이 뭔가 나쁜, 불편한 마음이 생겼을 때,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자신의 좋은 의도를 찾으려고 하게 되지 않을까요?

 

이게, 제대로 된 칭찬에서 기대할 수 있는 궁극적인 효과입니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칭찬을 어떻게 연습할 수 있냐면

 

자신을 칭찬하는 겁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스스로에 대한 칭찬에 인색합니다. 자기를 제대로 칭찬할 줄 모릅니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칭찬하는 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가 있고

 

다른 사람에게 칭찬하는 게 어렵거나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기도 합니다.

 

본인이 이렇다면, 칭찬에 미숙한 겁니다.

 

그렇기때문에, 우리 스스로가 자신을 칭찬하고, 이걸 받아들이는 self 칭찬이 가장 쉽고 효과적이며 효율적인 노력이고 방법입니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어떻게 칭찬할 수 있냐면

 

예를 들어서, 

나는 내 행동이나 결과물이 참 탐탁치가 않다. 잘한다고 인정도 많이 받고, 스스로도 나아지고 있다는 것도 느끼지만, 게으른 생활이 싫고 웬만큼 잘 지내면서도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나 자체도 참 탐탁치가 않다. 그래서 때때로 울적하고 고통스럽고 싫다. 게으른 것도 싫고 만족하지 못하는 나도 싫고. 무엇보다 쉬어야 할 때 맘편히 쉬지 못하고 스스로를 달달 볶는 게 싫다.

 

이런 분들이, 스스로가 탐탁치 않은 건,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높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근데, 이미 이렇게 높은 기준을 갖고 있는 것도 싫고 그게 탐탁치가 않을 수도 있겠죠.

나는 왜 나에 대한 기준하나 조절하지 못할까 이런 식으로 불만이 번질지도 모릅니다.

이쯤 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이게 그냥 나인가보다' 라고 결론이 날 지도 모릅니다.

기준이 높은 걸 어쩌나, 과거가 있고 그렇게 길러 졌으니, 이런 나를 이제 뭐 어째, 뭐 이런 식이죠.

 

자,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칭찬하냐면,

그 높은 기대를, 그 망할 욕심을... 그 힘들고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끌어안고 있다는 거에요.

 

그게... 그 욕심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했잖아요.

 

나.. 참 기특하고 대견했구나... 잘 참아주었구나... 그렇게 힘들었지만... 성장하려고 정말 애를 많이 썼구나...

 

라고.. 내 마음을 스스로 알아주고 칭찬해주는 거죠.

 

그리고.. 스스로를 이렇게 알아주는 마음이 생겼구나...라고 스스로에게 감사하고.

 

사실 이게되도, 언젠가 또는 조만간 스스로가 탐탁치 않을 때가 찾아올 겁니다. 그래도 욕심 때문에 내가 성장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욕심이 과한 게 이전처럼 불쾌하거나 불편하거나 고통스럽진 않을 지도 몰라요.

 

욕심이 있어서, 더 성장한 건 사실이니까요.

 

그리고... 사실, 대충 만족하는 마음도, 성장을 멈추고 싶은 마음도, 게으르고 싶은 마음도 다 소중합니다.

 

그래야 어느 한 순간이라도 마음 편하게 쉴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마음 편히 쉬어야, 내가 탐탁치 않아서 뭔가 열심히 하려고 할 때 지치지 않고 계속 해나갈 수 있어요. 계속 열심히 살 순 없는 거니까.

 

이런 식으로 자신을 칭찬하는 거, 안 해봤던 거기 때문에 처음에는 억지로 해야 하지만, 자꾸 하다보면 습관 됩니다.

 

그리고, 없던 습관을 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억지로 노력해야 합니다.

 

- 끝 -